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7.07 09:36

상품수지 두 달 연속 흑자…"경상수지 회복국면 진입"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5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다. 상품수지가 두 달 연속 흑자를 보인 가운데,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축소됐다. 전달 국내기업의 외국인 배당 집중 등 계절적 요인으로 소폭의 적자를 보였던 본원소득수지도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5월 경상수지는 19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26억8000만달러) 이후 최대 흑자다. 

올해 월별 경상수지는 1월(-42억1000만달러), 2월(-5억2000만달러) 연속된 적자 이후 3월(1억6000만달러) 흑자, 4월(-7억9000만달러) 적자, 5월 흑자를 내고 있다. 이에 1~5월 경상수지는 34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1년 전(188억1000만달러 흑자)과 비교하면 200억달러 넘게 쪼그라든 셈이다.

경상수지 부진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적자에 주로 기인한다.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여행 애로 및 운송수지 대폭 흑자 등으로 지난해 1~5월 3억4000만달러 적자에 그쳤던 서비스수지의 올해 1~5월 적자규모는 93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수출 부진으로 이 기간 상품수지도 7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반면 본원소득수지는 146억4000만달러 흑자를 보이면서 경상수지 개선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수출 부진 완화 등으로 무역수지가 개선되면서 상품수지가 흑자를 연속적으로 기록한 만큼 향후 경상수지는 흑자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23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소득수지 흑자가 큰 폭 확대되고 상품수지 회복 등으로 경상수지가 200억달러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현재 34억달러 적자인 만큼 6~12월 중 260억달러 가량의 흑자가 기대된다. 

한은도 지난 5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240억달러로 예상했다. 상반기 16억달러 적자 후 하반기 256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5월 경상수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상품수지는 18억2000만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던 전달(5억8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를 보였다.

5월 수출은 527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4.7%, 수입은 509억3000만달러로 13.5% 각각 줄었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했으나 상품수지는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상품수지 개선세가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무역수지는 상품수지의 기초자료로 사용된다. 무역수지는 국내에서 생산해 국경을 통과하는 제품을 수출로 집계하지만, 상품수지는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이 제3국에 판매한 중계무역도 포함한다.

통관기준 수출은 6월에도 감소했다. 6월 수출액은 542억달러로 1년 전보다 6.0% 줄었다. 다만 수입이 531억달러로 11.7%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11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소폭의 흑자지만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무역수지 적자가 중단됐다. 7~8월에는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으나 추세적인 반등흐름은 시작된 것으로 평가된다.

5월 서비스수지는 9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달(-12억1000억달러)보다는 축소됐으나 13개월째 적자가 계속됐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운송수지는 3억5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항공 및 해상화물 운송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31억2000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던 운송수지는 올해 1~5월에는 4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5월 중 여행수지는 8억2000만달러, 가공서비스수지는 5억달러, 기타사업서비스수지는 3억6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건설수지는 6억7000만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는 1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본원소득수지는 14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기업의 외국인 배당이 집중됐던 4월(-9000만달러) 적자에서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외에도 이전소득수지는 5월 중 3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다음 달 수치가 나오면 분명해질텐데 5월까지 확인한 결과 이제 저점은 벗어났다"며 "올 초 부진했던 상품·서비스수지 개선에 힘입어 경상수지가 회복세를 보이는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이 7일 '5월 경상수지'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이 7일 '5월 경상수지'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한편 5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26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31억7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0억7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를 살펴보면 내국인 해외투자는 15억4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35억달러 각각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1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의 경우 자산은 108억3000만달러 늘었고 부채는 51억3000만달러 줄었다. 준비자산은 33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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