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7.07 09:45
지난해 러시아 군의 폭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의 거리 모습. (사진=트위터 @ArmedForcesUkr 캡처)
지난해 러시아 군의 폭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의 거리 모습. (사진=트위터 @ArmedForcesUkr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500일째 되는 날을 사흘 앞둔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후방에 공습을 가해 최소 6명이 사망하는 등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현재까지 7명을 구조했고 총 14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자 중 가장 어린 이는 21세이고 최고령은 95세"라면서 "이 (95세) 여성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살아남았지만, 불행히도 (러시아의 침공에서는) 살아남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공격으로 아파트 60채와 차량 50대, 사무실과 학교 건물 등이 파손됐다고 전했다..

르비우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약 460㎞,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에선 60㎞ 정도 떨어진 지역이다. 지난해 개전 이후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비교적 안전한 후방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이곳을 거쳐 폴란드 등 인접국으로 향했고 수십만 명은 여전히 이곳에 머물고 있다.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이른바 '대반격 작전'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감행됐다. 르비우와 최전선은 700㎞ 이상 떨어져 있고, 키이우 등지보다 비교적 공습 대상이 된 적이 적었기에 이번 공격은 현지 주민들에게 상당한 충격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붕과 상층부가 파괴된 건물의 모습과 구조 현장을 담은 영상을 텔레그램에 게시했다. 그는 "유족에게 조의를 전한다"며 "적에게 반드시 대응이 있을 것이다. 눈에 띌 만한 대응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199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르비우 구시가지 내 완충지역의 역사적 건물마저 폭격 대상이 됐다"면서 러시아군의 공습을 규탄했다.

유네스코는 "이 공격은 작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세계유산협약으로 보호되는 구역에서 이뤄진 첫 사례"라면서 "(이번 공습은) 1954년 무력 충돌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헤이크 협약 역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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