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7.08 07:00

올해 예상 성장률 낮아지고 물가 안정흐름…"한은 추가 긴축부담 낮아져"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6월 19일 한국은행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6월 19일 한국은행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논의하기 위한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3일 열린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020년 5월 역대 최저인 0.50%까지 떨어졌던 한은 기준금리는 2021년 8월부터 인상되기 시작해 올해 1월 3.50%까지 올랐다. 이후 2월부터 4월과 5월에 걸쳐 3.50%가 유지되고 있다. 현재는 7월 금통위에서도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모습이다.

3번의 연속된 회의에서 동결이 단행됨에 따라 금리 '인상기' 종료라는 인식이 강해졌으나 올해 호주와 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동결 뒤 인상'을 선택함에 따라 한은의 '동결'을 마냥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 5.0~5.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여전히 '종료'가 아닌 '정지'임을 지속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2022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열 차례에 걸친 연준의 연속 인상이 멈췄지만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2연속 인상 여지를 열어 놓고 있다.

한미간 금리 역전폭은 상단에서 1.75%로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이번에 한은이 동결하고 연준이 2주 후인 27일 FOMC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선택하면 금리 차는 2.0%포인트로 확대된다. 이는 한은에 있어 부담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4회 연속 '동결'을 강하게 예상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추가 인상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한은도 추가 인상 부담이 높아졌으나 물가 둔화, 수출경기 부진, 호주중앙은행 금리 동결 등은 한은의 추가 긴축 부담을 낮춰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 연준이 7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 한미 정책금리 차는 2.0%포인트로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하게 된다"며 "이에 따른 자금 유출이 우려되나 외국인의 현물 매수세를 고려하면 자금 유출을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금리 격차 확대 부담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더 떨어진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다소 개선된 물가지표 등은 한은의 동결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4일 정부는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포인트 낮췄다. 이는 한은의 5월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다. 상반기 경기의 어려움이 예상보다 더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3%로 제시했다. 기존보다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한은 전망보다도 0.2%포인트 낮다. 정부 전망이 한은보다 한 달 이상 늦게 나온 만큼 물가 여건은 더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2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5.2%)에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공공요금 상승 영향으로 5%대를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2월(4.8%)에는 10개월 만에 4%대로 떨어졌고 4월(3.7%)에는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내려앉았다. 6월(2.7%)에는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다. 물가상승률은 7월에도 2%대를 기록한 뒤 연말까지 3%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의 가장 큰 명분이 됐던 '물가' 관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만큼 한은은 한미 금리 격차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동결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3.75% 가능성을 열기까지는 가능하나 실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6월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추가 인상도, 인하 논의도 어려운 한은의 상황을 재확인시켜준 지표"라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한다"며 "연준의 긴축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나 한은이 대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시기적으로 연준이 2차례 인상을 단행하면 두 번째 인상시기는 9월 혹은 11월인데, 이 경우 한은은 10월 아니면 11월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 통화정책 시차를 고려하면 한은이 연말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더욱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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