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7.13 18:1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네이버 본사. (사진=원성훈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네이버 본사.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최근 네이버가 각 언론사의 뉴스가 표출되는 방식을 결정짓는 '뉴스 알고리즘'을 공개한 가운데,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는 13일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만시지탄"이라며 "동시에 뉴스 편집권 조작 의혹에도 꼭 닫아 뒀던 알고리즘을 이렇게 쉽게 내놓은 네이버의 의도가 더 궁금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여당이 뉴스 알고리즘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작 의혹에 대한 점검에 나서면서 급한 불이라도 꺼보자는 다급함이 묻어난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네이버의 뉴스 조작 의혹은 일부 진영에서 물타기식으로 제기하는 '언론 장악'이니 하는 얄팍한 선동 프레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네이버는 이미 온라인 쇼핑 서비스에서 무려 8년 동안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지난 2021년 공정위로부터 26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러니 이번에 내놓은 뉴스 알고리즘을 누가 신뢰하겠나"라고 규탄했다.

언총은 또 "우선 네이버가 이번에 공개한 뉴스 추천은 크게 ①개인화 요소와 ②비개인화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며 "워딩 그대로 개인화 요소는 개인이 읽었던 기사와 연관성이 높은 기사가 추천된다는 뜻이다. 그럴듯 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안을 대하는 네이버의 안이함이 묻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즉, 개인화 요소를 높이기 위해 어뷰징이나 반복게시, 그리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을 통한 소위 '클릭수 전쟁'을 방치한 것"이라며 "사실상 독점적 뉴스 편집권을 향유하면서 '저널리즘'을 '너덜리즘'으로 변질시킨 네이버는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실토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른바 무질서한 운동장을 방치한 채 '뉴스 가두리 양식장'을 엉망으로 만든 구조를 알고리즘이라고 뻔뻔하게 공개했다"며 "비개인화 요소도 마찬가지 문제를 가득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언총은 '비개인화 요소의 문제점'에 대해 "①독자 측면과 ②언론사 측면으로 나눠 독자의 클릭 수와 체류 시간이 높은 기사를 많이 추천하는 방식이 핵심이다. 또 지면상의 기사 위치, 비슷한 기사의 개수, 심층 기사 선정 여부 등이 추천에 영향을 끼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심지어 주말·새벽 등 기사량이 적을 때 올라온 기사일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구조도 존재한다"고 적시했다.

특히 "공룡 네이버에 포획된 언론사 입장에서는 달콤한 유혹"이라며 "저널리즘의 기본인 양질의 기사 생산보다는 양념이 가득 들어간 자극적 포장으로 클릭 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언총은 또 "네이버가 뉴스 추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개인화 요소와 비개인화 요소등 16가지나 공개했지만, 전체적인 방식은 '공룡 포털이 수익성을 미끼로 기성 언론을 동원한 외주화'"라고 쏘아붙였다. 

더불어 "네이버 쇼핑 알고리즘 조작과 마찬가지로 각 시장의 기존 플레이어들을 자신들이 만든 '가두리 양식장'으로 모으고 값은 자신들의 주관적 방식으로 매기는 다단계 방식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뉴스 추천 등에 영향을 주는 각종 요소를 그럴듯하게 공개했지만 각 요소별 가중치나 평가 지표 등은 여전히 숨기고 있다.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뉴스 추천 서비스의 핵심 알고리즘은 네이버만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이런 가중치를 어떻게 조정, 또는 수정하는지 등 정작 중요한 요소는 여전히 네이버의 금고 안에서만 숨 쉬고 있다"며 "뉴스 추천 조작이 공론화되자 네이버는 '3차 알고리즘 검토위'를 구성했다. 과거 1차, 2차 때와 면피하는 방식이 쏙 빼닮았다. 진정성 없이 '대리인' 앞세워 급한 불 끄고 보자는 게 네이버의 '경영 알고리즘'이냐"고 따져 물었다. 

끝으로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는 네이버에 경고한다. 얄팍한 권모술수로 언론사 줄 세우기, 뉴스 배열 지배 야욕 당장 멈추고, 한 줌의 사실도 남기지 말고 국민 앞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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