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7.14 12:00

송갑석 "블루웨이브 했는데, 레드웨이브로 혼탁해져"

민주당 당원 게시판인 '블루웨이브' 홈페이지 화면. (사진=블루웨이브 캡처)
민주당 당원 게시판인 '블루웨이브' 홈페이지 화면. (사진=블루웨이브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민주당이 '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로 갈려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최근 문을 연 더불어민주당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가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해 혐오를 표현하는 '창구'로 변질되면서부터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선 '예상됐던 일'이라는 반응이 적잖다.

지난 10일 출범한 '블루웨이브'에는 14일 오전 9시 기준 총 1230개의 글이 게시됐다. 이 곳에는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한 권리당원이 회원으로 가입하면 게시물을 올릴 수 있다. 

블루웨이브에서 추천이나 조회수가 많은 '인기 글' 목록에는 이낙연 전 총리를 비방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200여개의 추천을 받은 글에는 "이낙연 왜 욕하는 거야? 설마 같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장동 루머 퍼트렸어? 그렇지 않고서야 욕할 리가"라며 이 전 총리를 비꼬는 내용을 비롯해 '낙지탕탕이, 역적' 등의 표현으로 이 전 총리를 비하하는 표현의 댓글도 달렸다.

또한 '똥파리(비이재명계에 대한 멸칭), 낙엽(이낙연 전 총리 비하 표현)' 등이 올라왔다. 이밖에는 "끝까지 지지한다, 우리 재명이형 하고 싶은 거 다 해" 등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글이 주류를 형성했다.

편향적이 글들이 이어지자 블루웨이브 운영진은 "건강한 소통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는 공지를 올렸다. 

운영진은 지난 11일에는 "당원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한다"며 "기존 권리당원 게시판과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블루웨이브는 또다시 아무도 찾지 않는 커뮤니티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 커뮤니티는 이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 경선 당시 당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개설하겠다고 한 공약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 경선 당시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하자"고 피력했다. '강성 당원들의 입을 빌려 반대 진영에 있는 의원들을 압박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문자 폭탄이 계속되느니,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드는 게 낫지 않느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블루웨이브의 이 같은 운영에 대해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야심 차게 블루웨이브를 했는데, 저게 레드웨이브로 혼탁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렇다"며 "진짜 문제는 그런 것에 영향받는 정치인들이다. 당에서 중심을 못 잡는 모습 때문에 계속 (인신공격성 발언이) 증폭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영진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신제품이 등장했으니 왁자지껄한 것"이라며 "이후에는 정화가 되고, (이런 추세가) 확대‧강화되는 형태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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