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7.18 15:51

정바울 "이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재명·정진상이라고 생각"

'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허가 싸인 의혹이 포함된 이른바 '백현동 개발 의혹 사건'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양상이다.

'백현동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재판의 첫 증인으로 나선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백현동 개발사업 수익 200억원 중 절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몫으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김옥곤)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전 대표의 3차 공판기일을 열고 정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이 '김인섭이 한국식품연구원 부지가 200억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업지가 맞는지 물었느냐'고 질문하자 정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계속해서 검찰이 '김인섭이 50%는 본인, 나머지 50%는 '두 사람'에게 갈 것이라고 말했느냐'는 물음에도 정 대표는 역시 "그렇다"고 인정했다.

정 대표는 '두 사람'이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라고 생각했다"며 "김 전 대표가 직접 두 사람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성남시에는 그 두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대표가 직접 이름을 입에 담지 않았지만 정 대표는 당연히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등으로 생각했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또 김 전 대표가 평소 이 대표, 정 전 실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김인섭 전 대표는 "민주당에 말해서 이 대표를 성남시장 자리에 앉혔다", "정 전 실장을 이 대표 사무실에 취직시켜 줬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 후보로 공천받을 수 있도록 영향을 끼쳤다는 말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 대표는 "그렇다"며 "김 전 대표가 정 전 실장은 '진상이'라고 칭했다. 이 대표는 이름 대신 '이 시장' 혹은 '2층'이라고 불렀다"고 증언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성남시청 2층 사무실을 사용했다.

대장동 등 관련 재판에서도 "'2층'은 이재명 시장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취지의 증언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임직원들로부터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백현동 사건은 아시아디벨로퍼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건립할 때 성남시가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당초 성남시는 자연녹지였던 해당 부지에 아파트를 건립하기 위해 일반주거지로 2단계 상향해 달라는 시행사 아시아디벨로퍼의 요청을 두 차례 거절했다.

하지만 아시아디벨로퍼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 전 대표를 영입한 이후에는 사정이 확 달라졌다. 성남시는 2015년 9월 갑자기 자연녹지였던 사업 대상지 용도를 한꺼번에 4단계나 상향해줬다. 

김 전 대표는 2006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검찰은 이 대표 측근인 김 전 대표가 지자체와 사업체 사이에서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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