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7.21 17:41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23) 이병이 월북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그의 행방이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미국 정부가 킹에 관해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하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주한미군 공보실장인 아이작 테일러 대령은 "남측 비무장지대(DMZ)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가 킹의 월북과 관련해 핫라인으로 북한에 연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도 아직 킹의 월북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킹 이병이 지금 어디에 있고, 북한 당국으로부터 무슨 대우를 받고 있는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날 미국 ABC 방송도 미국 당국자들이 킹의 위치나 건강 상태에 관한 명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다만 한 당국자는 "킹이 군사분계선을 건너자마자 바로 승합차에 실려 갔다"며 "킹이 북한 수도 평양으로 이송된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킹이 월북한 동기를 조사하고 있으나 그 동기는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문제는 킹 사건에 대한 북미 간 조율이 원만하게 진행될지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ABC 방송은 북한의 침묵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북미 간 소통이 얼마나 악화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킹이 미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더라도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외부 세계와 소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지난 3년 동안 북한 입국이 허용된 인물은 신임 중국대사 등 일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제한이 끝날 때까지 이 군인(킹)은 북한에 머물 수 있다고 본다"며 "북한이 코로나19 제한을 해제하기까지 2∼4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킹 이병을 체제 선전이나 대미 협상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북한 당국이 킹을 선전도구로 활용할 가치가 별로 없다고 판단하면 그를 미국으로 보낼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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