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7.25 16:48

"26일 과방위 전체회의 열어 업무보고·현안질의 갖고 31일 우주항공청 공청회 실시할 것"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국회 과방위원장. (사진=장제원 의원 블로그 캡처)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국회 과방위원장. (사진=장제원 의원 블로그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윤석열 대통령 핵심 공약인 우주항공청 출범을 두고 자신의 과방위원장직을 걸고 야당에 의해 브레이크가 걸린 과방위의 정상화를 강력히 밀어붙이는 양상이다. 

장 위원장은 지난 23일 민주당을 정조준해 "8월 내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통과시켜 주면 과방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며 "상임위원장 직권으로 과방위를 정상화하겠다.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업무보고와 현안질의, 31일 우주항공청 공청회를 실시하겠다"고 과방위 로드맵을 제시했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윤 대통령의 공약인 우주항공청 연내 출범을 위해 필요한 절차로 장 위원장이 있는 과방위에서 심사 대기 중인 상태다. 하지만 야당이 이를 정쟁화 하면서 여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야당은 "당장 우주항공청 이슈에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KBS 수신료 분리 징수 등 현안에 대한 문제가 시급하다"며 "이를 먼저 해결한 이후 우주항공청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시사했다.  

장 위원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국회 과방위가 두 달 가까이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며 "취임 이래 과방위 정상화를 위해 물밑에서 여야 간 일정 조율에 안간힘을 써왔으나, 민주당이 세 차례나 말을 바꾸고 새로운 조건을 제시해 협상을 결렬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회의와 전혀 상관없는 부당한 정치적 요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 과정을 국민께 소상히 보고드리고 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과방위 파행 과정에서 민주당은 당초 ▲과방위 파행에 대한 위원장 사과 표명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변호사 선임 철회 ▲우주항공청 특별법안 관련 과기부 자료 제출 ▲대통령이 이동관 특보를 방통위원장에 지명하지 말 것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장 위원장은 ▲유감표명과 과방위 정례화 ▲우주항공청 관련 법안 빠른 시일내 결론 ▲소위에서 비쟁점법안과 가짜뉴스 대책 ▲포털 알고리즘 대책 ▲알뜰폰 대책 ▲망이용 대가 등 논의 ▲수신료 관련 방송법 논의 등을 제안했다. 

한마디로 그동안 민주당은 과방위를 정쟁의 고리로 삼는 자세를 견지한 반면, 장 위원장은 과방위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식으로 응수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KBS 수신료 통합징수 강제 법안의 소위 회부 문서화를 요구하면서 과방위는 끝내 파행의 길을 걷게 됐다. 

이에 장 위원장은 "민주당은 겉으로만 우주항공청 설치에 찬성하며,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끝끝내 훼방놓으려는 속내를 갖고 있음을 분명하고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업무보고와 현안질의, 31일 우주항공청 공청회를 실시하겠다는 일방적 일정을 통보했다. 장 위원장이 사실상 강공 드라이브를 통한 정치적 승부수를 내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장 위원장은 이 같은 강공 드라이브에 걸맞는 '과방위원장직'을 걸고 나옴으로써 예측 가능한 민주당의 반발에 대한 대책도 함께 내놨다는 평가다. 정치권 일각에선 장 위원장의 시의적절한 정치 타이밍을 잡는 기술을 발휘한 것에 대한 호평도 나온다.

장 위원장은 큰 틀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자리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쟁점적 측면에서는 과거 민주당 과방위 위원장 시절과 다르게 비록 짧기는 하지만 처리 기한을 예고하는 여유를 뒀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반론할 여지를 애초부터 많이 줄이면서 선제타격을 가한 것으로 읽혀진다. 

장제원 위원장의 '사퇴' 발언으로 민주당은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하게 됐다. 장 위원장이 업무보고와 현안질의, 공청회 등을 강행할 것을 '사전 예고'한 만큼 이를 마냥 관망할 수도, 정쟁으로 끌고 가기에도 마땅치 않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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