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7.26 15:26

한 "최은순씨 재판에선 사법 시스템 개입 시도 없었다' vs 박 "최를 물었는데 이를 대답한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지난 6월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장관이 지난 6월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전·현직 법무장관인 박범계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거세게 맞붙었다. 

박 의원이 한 장관을 정조준 해 "왜 이렇게 엷은 미소를 띠고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한 장관이 "제 표정까지 관리하느냐"고 받아쳤다. 이에 박 의원은 "제가 관리한다고 관리가 되느냐"고 응수했다. 

이 같은 설전은 박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의 법정구속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의원은 최씨 사건과 관련해 "혹시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을 대신해서 한 말씀 주실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이 사안은 사법 시스템에 따라 진행된 사안이고 재판이 진행되는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지금의 민주당처럼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사법 시스템에 개입하려는 시도, 이 재판 내내 없었다"고 덧붙였다. 구속기소된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특별면회를 시도한 논란을 염두에 두고 비꼰 셈이다.

이에 박 의원이 "이화영의 이 자도 안 물었는데, 최를 물었는데 이를 대답한다"며 "좀 무겁게, 좀 법무부 장관답게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은 곧바로 "그렇게 하고 있다. 소리 지르지 마시라"고 받아쳤다. 아울러 "의원님, 여기가 소리 지르는 데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물론이다. 장관의 대답이 하도 기가 막혀서 하는 이야기다. 내가 그간 소리 질렀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자주 질렀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이 "일국의 법무부 장관은 장관이 갖고 있는 권한과 책임 때문에 이 자리의 많은 여야 법사위원들의 질문 쇄도를 받는 것"이라고 하자 한 장관은 "감내하고 있다"며 "제가 여기 의원님 훈계 들으러 온 게 아니다. 질문해주면 된다"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또 "내가 왜 한 장관에게 훈계를 하는가. 개인 박범계가 아니잖소"라고 재차 언성을 높였고, 한 의원은 "반말은 하지 말아주셔야 하지 않겠나"라고 맞섰다.

두 사람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예정지 변경 논란을 놓고도 첨예하게 맞섰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법무부 장관이라면, 정권 보위 차원에서 이 고속도로 게이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국토교통부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국토부 설명이 납득이 되느냐'는 물음엔 "의원님 댁 앞으로 고속도로가 바뀌면 의원님을 수사해야 하는가"라며 "예를 들어 의원님이 어떤 압력을 가했다는 제보나 양심선언 등 비슷한 단서라도 있어야 수사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박 의원이) 느낌으로 말하는 건데 (이는) 정략적 접근"이라며 "기본적으로 어떤 외압이 있었다는 단서라도 있어야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고속도로 노선 변경이 특정인의 이득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수사에 돌입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단서가 포착돼야 수사를 하는 것이지 그런 단서조차 없으면서 함부로 의심하거나 수사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게 한 장관의 일관된 스탠스다. 

이같은 한 장관의 주장에 박 의원이 "내가 느낌으로 말하는 걸로 들리는가, 지금"이라고 소리치자 한 장관은 "저는 그렇게 들린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한 장관은 "핵심은 (종점 예정지 변경) 과정에 공적 개입이 있었는지가 문제"라며 "공적 개입이 있었다는, 스토리를 말씀해보라. 어떤 개입이 있었는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건가. 충분히 어떤 단서를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재차 공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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