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3.07.26 17:31
(사진제공=유원식·저자)
(사진제공=유원식·저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12월 15일,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어딜 가든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나는 크리스마스를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종교가 다른 이유도 있지만, 예수님의 탄생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게 맞냐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내의 생각은 다른 모양인지, 며칠 전부터 크리스마스에 무얼 할지 몇 번이나 물어왔다. 하긴 아내나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특별한 날에는 추억을 만드는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일정을 고민했다." (2003년 12월 25일의 일기)

장충고에서 오는 8월 정년 퇴임하는 유원식 교사가 오랜 기간 동안 아버지로서, 친구로서, 교사로서 있었던 일들을 기록한 책을 출간했다. 책 제목은 '사도의 길을 돌아보며'(부크크 펴냄)이다. 여기서 사도(師道)는 '스승의 도리'를 의미한다.

저자는 1961년 서울 중구에서 태어나 남대문초등학교, 동북중학교, 장충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교사의 꿈을 가지고 건국대학교 수학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인천 광성중학교(1988년 3월~1992년 2월)에서 잠시 교편을 잡은 뒤 장충고등학교(1992년 2월~2023년 8월)에서 대부분의 교사생활을 했다. 

저자는 2011년부터 진로진학상담교사로 전환한뒤 중부교육지원청 진로교육지원단, 서울시교육청 컨설팅 장학위원, 서울시교육청 감정코칭 5영역 강사 등으로 활동했다.  

책에서 저자는 '사도'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거창한 고담준론을 말하지 않는다. 

35년간 교편을 잡으면서 수행하였던 다양한 활동, 여러 제자와의 얽힌 이야기, 그 당시의 소회 등을 세세하면서도 담담히 풀어낸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저자와 함께 행동하고 생각하게 되고, 막연한 의미의 사도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되는 사도가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체험하고 저자가 올바른 사도의 길을 걷기 위하여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해왔는지를 알게 된다.

교사는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숭고한 직업이다. 제자가 참 스승을 만날 때 진정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스승은 단지 지식을 전달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지식과 더불어 지혜를 전달하면서 세상의 이치를 일깨워 주는 사람이다. 

저자는 책에서 "가르침이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식의 전달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오고 감이 없이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서로의 마음에 닿는 게 있어야 가르침이 있고 인정이 있는 따뜻함이 있는 세상이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며 '사도'의 정의를 내리고 있다.

저자는 또 교사이기 전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겪어온 가족들에 대한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가감 없이 서술하고 있다.

최근 교권이 실추되고 참 스승이 사라져가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 새내기 교사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소식까지 들리고 있다. 교권이 땅에 추락한 지금, 이 책은 사도(師道)의 진정한 의미를 담담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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