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07.31 18:32
CU가 1㎏짜리 대용량 어포 구이 '꾸이 포대'를 선보였다. (사진제공=CU)
CU가 1㎏짜리 대용량 어포 구이 '꾸이 포대'를 선보였다. (사진제공=CU)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유통업계가 '빅사이즈'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고물가에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가성비'를 키운 대용량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31일 CU는 1㎏짜리 가로세로 폭 합이 약 1.1m에 달하는 대용량 안주 '꾸이 포대'를 출시했다. 기존에 판매하던 30g 상품 대비 중량당 가격이 3배 저렴하다. 더불어 기존 감자칩 중량의 6배인 '엘도라다 감자칩'도 함께 선보인다. 오는 8월에는 기존 용량의 4.5배인 '대표 오징어튀김'도 출시할 예정이다.

GS25는 지난 5월 도시락 컵라면의 대용량 버전 '점보 도시락'을 출시했다. 전체 중량 729g에 달하는 점보도시락은 기존 도시락(86g)의 8.5배로, 8~9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지난 5월 말 제품 출시 이후 3일 만에 초도 물량 5만여개가 매진됐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점보 도시락을 구하기 위해 편의점 매장에 '오픈런'을 하거나 중고 시장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등 인기가 계속되자, 당초 한정 수량 판매 예정이었던 점보 도시락을 정식 상품으로 전환했다. 

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와 함께 기존 팝콘 상품의 6배인 '넷플릭스 점보 팝콘'도 출시했다. 넷플릭스 점보 팝콘은 출시 직후 새우깡, 포카칩 등의 인기 스낵을 제치고 400여 종의 스낵 부문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마트24는 만원을 훌쩍 넘는 '런치플레이션'에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자 일반 삼각김밥(100~110g) 대비 중량을 50% 늘린 '더빅' 삼각김밥 2종을 하나로 묶은 '더빅더블삼각김밥 삼김의탑'을 판매 중이다.

스타벅스도 대용량 마케팅에 동참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1ℓ에 육박하는 '트렌타'(887㎖) 사이즈의 대용량 음료를 내달 30일까지 판매한다. 기존 스타벅스에서 가장 큰 용량이었던 벤티(591㎖) 사이즈의 1.5배다. 

오뚜기는 저칼로리 다이어트용 컵라면으로 큰 인기를 얻은 컵누들의 양을 증량해달라는 소비자의 요구가 빗발치자, 기존 컵누들보다 1.6배 증량한 '컵누들 큰 컵'을 출시했다. 롯데 윌푸드는 크기와 마시멜로 함량을 모두 키운 '빅사이즈 초코파이'를 선보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대용량 제품이 큰 인기를 얻는 이유를 두고 고물가 추세를 주된 이유로 꼽는다. 외식물가 인상을 비롯해 전기·가스 요금까지 오르면서 지출이 부담스러워지자 대용량 제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6.3%로 전체 소비자물가(2.7%)를 두 배 이상 앞질렀다.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은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인건비와 전기요금 등의 고정비가 외식물가에 반영되면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주요 대표 8대 외식 메뉴 가격은 전년보다 6~10% 오르는 등 서울 기준으로 냉면과 짜장면, 김치찌개 등 주요 외식 메뉴들은 1만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라면, 즉석밥, 캔햄 등의 가공식품 가격은 1년 전보다 7.5% 증가했다. 73개 품목 중 69개 품목이 모두 가격이 오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인상이 계속되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성비를 강조한 대용량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는 가성비에 더해 기존에 없던 상품에 대한 '재미'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대용량 제품의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용량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만큼 대용량 제품과 관련한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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