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8.08 09:25

한은 "여러기관서 상반기 '적자' 전망…우려보다 양호한 실적 거둬"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6월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도 올해 중 최대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커졌으나, 상품수지가 석 달 연속 흑자를 보인 가운데 본원소득수지 호조세가 이어졌다. 이에 상반기 전체로도 흑자 마감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월별 경상수지는 1월(-42억1000만달러), 2월(-5억2000만달러) 연속 적자 이후 3월(1억6000만달러) 흑자, 4월(-7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5월(19억3000만달러)부터 다시 흑자를 내고 있다.

이에 상반기 경상수지는 24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6월 60억달러에 육박하는 흑자로 상반기 전체 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1년 전(248억7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24억3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부진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적자에 주로 기인한다.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여행 애로 및 운송수지 대폭 흑자 등으로 지난해 1~6월 9억3000만달러 적자에 그쳤던 서비스수지의 올해 적자 규모는 119억3000만달러에 달한다. 100억달러가 확대됐다. 여기에 수출 부진으로 이 기간 상품수지도 3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상품수지는 213억9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반면 본원소득수지는 상반기 중 19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경상수지 개선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1년 전(58억4000만달러)보다도 136억5000만달러 확대됐다.

최근 무역수지가 개선되면서 상품수지가 흑자를 연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경상수지는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달 4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23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소득수지 흑자가 큰 폭 확대되고 상품수지 회복 등으로 경상수지가 200억달러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상반기 24억4000만달러 흑자를 보인만큼 하반기 중 200억달러 가량의 흑자가 기대된다.

한은도 지난 5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240억달러로 제시하면서 상반기 16억달러 적자를 예상했는데 기대보다 더 지표가 양호하게 나왔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분기별 경상수지 흐름을 보면 2분기 경상수지는 5월 이후 개선흐름에 힘입어 1분기 적자에서 한 분기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며 "2분기 상품수지의 경우 최근 통관기준 무역수지 개선으로 5개월 연속 개선되면서 분기로는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상수지는 상반기 기준 2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어려운 대외여건 아래서도 12년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며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흑자 규모가 축소됐으나, 당초 여러 경제기관에서 상반기 적자를 전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당초 우려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6월 경상수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상품수지는 39억9000만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던 4월부터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6월 수출은 541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9.3%, 수입은 501억5000만달러로 10.2% 각각 줄었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했으나 상품수지는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6월 16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한 무역수지가 7월에도 흑자를 이어가면서 향후 상품수지 개선세가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무역수지는 상품수지의 기초자료로 사용된다. 무역수지는 국내에서 생산해 국경을 통과하는 제품을 수출로 집계하지만, 상품수지는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이 제3국에 판매한 중계무역도 포함한다.

통관기준 수출은 7월에도 감소했다. 7월 수출액은 503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6.5% 줄었다. 다만 수입이 487억1000만달러로 25.4%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16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달(11억3000만달러)보다 개선됐다. 8월에는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무역수지 개선흐름이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으나 이후에는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6월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4개월째 적자가 계속됐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운송수지는 2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항공 및 해상화물 운송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31억2000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던 운송수지는 올해 상반기에는 4억1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6월 중 여행수지는 12억8000만달러, 가공서비스수지는 5억1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수지는 4억1000만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는 4억1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건설수지는 4억3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또 본원소득수지는 48억5000만달러 흑자를, 이전소득수지는 3억5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신 국장은 6월 경상수지 흑자에 대해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여행 등을 중심으로 늘어났지만, 상품수지와 본원수지 흑자폭이 이를 상회한 데 따른 것"이라며 "상품수지는 통관기준 무역수지 개선흐름에 주로 영향을 받으면서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전월에 비해 흑자폭이 커졌다. 본원소득수지도 배당수입을 중심으로 흑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6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47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17억2000만달러 줄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25억6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를 살펴보면 내국인 해외투자는 61억2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36억5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4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의 경우 자산은 2억6000만달러 줄었고 부채는 69억달러 감소했다. 준비자산은 3억6000만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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