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3.08.15 09:27

성실상환자 소액대출, 4년간 두 배 증가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뉴스웍스 DB)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최근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를 통한 신용회복 신청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실상환자들의 소액대출 건수와 연체율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등 경제 악화로 신용회복 신청 건수는 물론, 소액대출 신청 건수가 4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연체율은 3배 이상 급증했다.

신복위에 신청된 신용회복 신청자 수는 2018년 10만6808명에서 2019년 11만9437명으로 11.8% 증가했고 2020년에는 12만8754명으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2021년 들어 12만7147명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다시 13만8202명으로 전년보다 8.7%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6월 말까지 벌써 9만1981명이 신용회복을 신청해 전년도 대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회복 증가와 함께 평균 변제기간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변제기간은 2018년 84.6개월에 그쳤지만, 2019년에는 86.6개월로 늘었고 2020년에는 89.2개월로 다시 늦춰졌다. 2021년에는 91.0개월로 90개월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해 94.1개월로 길어졌고, 올해 6월 말 현재 100.5개월로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

대출 한 건 당 금액이 200만원에서 300만원 수준의 소액대출 신청자는 2018년 2만1690명에서 2022년 4만4671명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본격화됐던 2020년 신청자는 3만명을 넘어서면서 급증했다. 2022년에는 4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올해는 6월 말까지 2만3264명이 신청해 2022년 수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대출 신청자수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연체율도 증가했다. 2018년 연체자는 2202명, 연체율은 6.7%였지만 지난해는 연체자가 6998명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연체율도 10.5%까지 증가했다.

신용회복 확정자들이 대출을 받아 사용한 계좌 수는 1개에서 10개 이상 다양한 가운데 4~9개 계좌를 이용한 경우가 58.1%로 가장 많았다. 여러 계좌를 통해 복수 대출을 받아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1개 계좌를 통해 대출 받았던 경우는 4891건(6.4%)에 불과했고 2~3개는 1만4275건(18.7%)으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4~9개가 4만7403건(58.1%)으로 가장 많았다. 10개 이상 계좌수도 1만4134건(16.8%)으로 나타났다.

또 대출받은 기관은 신용카드사, 대부업체, 시중은행, 저축은행 순으로 많았다.

대출기관이 신용카드사였던 경우는 평균 21만4536건(39.2%)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대부업체 14만6449건(26.8%), 시중은행 7만1451건(13.1%), 저축은행 6만6989건(12.3%) 순이었다. 이어 리스·신기술금융할부금융사 3만4794건, 보험사 8348건, 신협 2122건, 새마을금고 1971건 등으로 나타났다.

양정숙 의원은 "신용회복 신청자 수가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고 올해들어 또 다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변제기간 또한 올해 100개월을 넘어선 것은 금융취약계층의 실질소득 감소와 체감경기 실태가 심각한 상황임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취약계층은 소득개선이 어렵고 빚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고통속에 살고 있다"며 "신용불량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 성실하게 빚을 갚아 나가고 있는 성실상환자들에 대한 특단의 지원대책이 시급히 마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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