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8.16 11:34
현대로템이 개발한 K2 전차. (사진제공=현대로템)
현대로템이 개발한 K2 전차. (사진제공=현대로템)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폴란드가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군사 퍼레이드를 펼쳐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국방력을 과시했다.

15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는 이날 '국군의 날' 을 맞아 수도 바르샤바에서 군 장비 200대, 항공기 100대, 장병 2000명이 동원된 열병식을 진행했다. 폴란드의 국군의 날은 1920년 러시아 볼셰비키 군의 침공에 맞서 싸워 이긴 날을 기념한다. 

폴란드가 보유한 최신 군사장비 중 미국산 M1A1 에이브럼스 전차, 한국산 K2 전차 및 K9 자주곡사포,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크랩 자주포, 폴란드제 비스와 방공시스템 등이 선보였다.

미국의 F-16과 한국의 FA-50 전투기도 바르샤바 상공을 날았다. 특히 이날 FA-50은 폴란드에 배치된 이후 유럽 하늘에서 첫 비행에 성공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폴란드 동부 국경 보호는 정부의 핵심 과제"라며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요 지원국이다. 벨라루스와도 긴장 관계에 있다. 최근 벨라루스에 러시아 바그너 용병부대가 주둔하며 긴장이 고조되자 폴란드는 동부 접경지에 1만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한 바 있다.

CNN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폴란드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로 합병하는 것을 본 뒤, 최신 군사장비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다"면서 "이후 유럽을 이끄는 군사강국 중 하나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외교 무대에서 폴란드의 존재감이 커졌다고 CNN은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폴란드가 이번 퍼레이드를 통해 대규모 군사력을 과시함으로써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일종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폴란드 집권당이 안보에 전념하고 있다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줌으로써 3연임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CNN은 이같은 국내외 요인 속에 지난 수년간 나토에서 폴란드의 입지가 극적으로 강화됐다고 해석했다.

나토에 몸담은 경험이 있는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소속 제이미 시어 연구원은 "10년 전 나토의 주요 초점은 중동과 아프가니스탄 등이었고 폴란드의 참여도는 미미했다"며 "2014년 이후 나토가 중부와 동유럽으로 방향을 틀면서 나토 동맹에 있어서 폴란드의 중요성은 엄청나게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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