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08.16 18:36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투썸플레이스 매장 모습. (사진=김다혜 기자)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투썸플레이스 매장 모습. (사진=김다혜 기자)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가 일부 커피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25일부터 매장에서 판매되는 일부 음료 10개 품목의 가격을 300~500원씩 최대 9.1% 올렸다. 특히 이번 인상은 별다른 안내 공지 없이 진행한 것이 눈에 띈다.

가격 인상이 결정된 제품 중 망고 프라페가 레귤러 사이즈 기준 5500원에서 6000원으로 가장 많이 올랐다. 더불어 ▲오렌지자몽주스 6000→6300원 ▲오렌지·자몽에이드 5500→5800원 ▲스트로베리 피치 프라페 5800→6100원 ▲플레인요거트드링크 4500→4800원 ▲블루베리요거트드링크 5000→53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우유가 들어간 음료 중에는 레귤러 사이즈 기준 ▲로얄밀크티쉐이크 6300→6500원 ▲초콜릿라떼 4800→5200원 ▲고구마라떼 5200→5500원으로 올랐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제품 가격은 매년 인건비와 제품 원부재료, 운송비 등을 포함한 다양한 비용에 의해 합리적 기준으로 책정된다”며 “인건비와 운송비 등 매장 제반 운영비 상승으로 인해 음료 일부 품목의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국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와 이디야커피는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맞물려 가격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흐름에도 투썸플레이스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유를 두고 악회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특히 지난달 문영주 전 비케이알(버거킹코리아) 대표를 새 사령탑에 올리며 실적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문 대표는 비케이알 대표로 10년간 재직하면서 238개에 그쳤던 국내 버거킹 매장수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리며 실적 개선 성과를 인정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 가맹점 수는 ▲2022년 1330개 ▲2021년 1218개 ▲2020년 1097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맹점 증가와 함께 매출은 ▲2020년 3641억원 ▲2021년 4118억원 ▲2022년 4282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2020년 405억원 ▲2021년 372억원 ▲2022년 219억원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매장수와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편, 편의점 업계는 원두 국제 시세 안정화에 발맞춰 커피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국제 원두가격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제 운임료 상승 등에 지난 2020년부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 2019년 수준까지 근접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물가안정 차원에서 원두에 부가가치세 면제와 커피원두 수입 전량에 대한 할당관세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 CU는 9월부터 자사 브랜드인 ‘겟 커피’ 아이스 아메리카노 엑스라지(XL) 사이즈 가격을 기존 2000원에서 1800원으로 200원 인하하기로 결정했으며, GS25는 ‘특대형 원두커피’를 출시하며 용량당 가격을 낮췄다. 가격 인하 명분이 충분한 만큼, 선제적인 가격 인하로 정부 방침에 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원두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원두 가격만으로 제품 가격을 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다만 커피 가격을 낮출 여지가 조금이라도 생긴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은 결국 수익성이 우선 순위라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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