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8.18 17:09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엇갈린 추도사

이재명(왼쪽) 민주당 대표 vs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진=페이스북 캡처)
이재명(왼쪽) 민주당 대표 vs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진=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18일 여야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각자 다른 측면을 강조한 평가를 내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그 당시라고 왜 극심한 반대와 논란이 없었겠냐만은 김 전 대통령은 굳은 신념과 결단력을 갖고 결정적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외환위기라는 국난 속에 취임했던 김 전 대통령은 강도 높은 자유개혁으로 경제구조의 체질을 혁신했다"며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과감한 결단으로 장벽을 허물고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이끌어 낸 업적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한일관계 업적에 대해서는 "친일과 반일의 낡은 이분법을 깨고 미래지향적인 극일로 나아갔던 김 전 대통령의 용기는 오늘 우리 정치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자유개혁에 따른 경제 체질 개선 및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주안점을 둔 평가를 한 것으로 읽혀진다. 특히, 한일관계에서 친일과 반일을 넘어 극일로 나아갔다고 호평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을 부각시켰다.

이재명 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5번의 죽을 고비, 오랜 수감과 망명이란 모진 풍파 속에서도 '인동초 정신'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통령님이 앞장서 걸었던 길을 따라 우리는 민주주의의 문을 열고 인권과 정의의 초석을 놓았으며 한반도 평화를 꿈꿀 수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무법적인 정권의 폭력적 통치가 국민과 나라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라며 "검찰정권의 공포정치에 민주주의와 법치, 정의가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신께서 앞장서 걸었던 그 길을 따라서 저 이재명과 민주당도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불굴의 의지와 민주주의·인권·정의를 얘기하면서 한반도 평화로 나아갔다고 평가한 셈이다. 특히 현재 윤석열 정권을 무능·무책임·무법적 정권이라고 규정하고 검찰정권이라고 힐난하면서 자신은 김 전 대통령이 걸었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을 고리로 해서 민주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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