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08.21 19:00
서울 용산구에 소재한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구에 소재한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아모레퍼시픽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반등을 노렸지만, 상반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다만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시장을 대신해 북미와 유럽 시장 등의 ‘다각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어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상반기 연결 매출액 2조4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8% 감소한 934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는 한때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중국 시장이 여전히 부진했던 탓이다.

중국 시장은 상반기 3060억원의 매출로 23% 줄어들었다. 자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궈차호(國潮·애국소비)’ 추세가 이어졌고, 코로나 여파로 인한 중국 시장의 소비 부진까지 겹쳤다. 코로나 이전까지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약 65%에 달했지만, 최근 50%대까지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2025년까지 평균 41%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해외 매출은 장기적으로 60%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같은 기간 북미와 유럽 시장 매출은 각각 1367억원, 2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 공을 더 들이면서 중국 시장 부진을 빠르게 메우고 있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사업 강화를 위해 미국 럭셔리 클린뷰티(유해 성분 없는 화장품) 브랜드 ‘타타하퍼‘를 인수했으며, 북미 글로벌 엠버서더 선정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 파트너십 체결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리브랜딩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요 자회사 실적. (자료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주요 자회사 실적. (자료제공=아모레퍼시픽)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패턴에 발맞춰 비대면 거래와 이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는 점도 눈여겨 볼 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공식 온라인몰인 ‘아모레 몰’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충성고객 확보에 분주하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st to Customer) 전략을 강화하면서 타 플랫폼에 나눠야 했던 수수료 비용 절감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한국 단체관광 재개를 허용한 점도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 ‘유커‘는 국내 뷰티업계의 실적 개선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 경비는 1632달러(약 215만원)를 기록, 일본인 관광객(759달러)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서울 주요 상권을 돌면서 시내면세점과 화장품 매장을 통해 한국 화장품들을 쓸어 담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단체관광객의 국내 입국 재개가 뷰티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계 상품 개발과 프로모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수요 부진으로 인한 현지 법인의 실적 감소 흐름은 여전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과 유럽 시장의 성장이 하반기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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