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8.20 14:33

원희룡 장관 "국토부와 관련된 모든 전관 이권 카르텔 끊겠다"

LH본사 사옥. (사진제공=LH)
LH본사 사옥. (사진제공=LH)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아파트단지 '철근 누락'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미 체결한 전관 업체와의 용역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LH 전관이 근무하는 업체와의 용역 체결절차를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LH는 20일 서울지역본부에서 원 장관 주재로 열린 'LH 용역 전관 카르텔 관련 긴급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철근 누락 사실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이후 체결된 전관 업체와의 계약이 해지 대상이다. 설계 10건(561억원), 감리 1건(87억원) 등 총 11건, 648억원 규모의 계약이 해지된다. 전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업체와의 계약은 그대로 유지한다.

전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업체와의 계약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7월 31일 이후 입찰 공고와 심사 절차를 진행한 설계·감리용역 23건은 후속 절차를 중단한다.

LH는 계약을 취소한 용역과 향후 발주할 용역에 대해 LH 계약·심사 관련 내규를 신속히 개정하고, 전관 업체 입찰을 배제한 뒤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설계·감리 용역 업체 선정 때는 LH 퇴직자 명단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퇴직자가 없는 업체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LH는 지난 4월 인천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91개 무량판 구조 주차장에 대해 안전점검을 자체 실시해 15개 단지에서 부실시공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후 LH 5개 아파트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추가로 드러났다.

무량판 구조는 상부의 무게를 떠받치는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바로 지지한다. 기둥과 맞닿는 부분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슬래브가 뚫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기둥 주변에 전단 보강근을 설치하는데 조사결과 필요한 만큼 설치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토부 뿐 아니라 모든 전관 이권 카르텔을 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권카르텔 문제는 LH에서 먼저 터졌을 뿐이지 LH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도로, 철도, 항공 등 국토부와 관련된 모든 전관 이권 카르텔을 철저히 끊어 미래로 가는 다리를 다시 잇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후진국형 관행과 이권 카르텔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자리잡았다"며 "전관을 고리로 한 이권 카르텔은 공공의 역할을 사익으로 오염시키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젊은이들이 미래로 나아가는 기회의 다리를 끊어버려 이들을 좌절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더 이상 이런 잘못된 관행과 이권 카르텔을 방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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