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8.28 14:10

박민식 "적들 사기 북돋웠던 응원대장이자 공산당의 나팔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열린 '킬러규제 혁파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열린 '킬러규제 혁파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정율성 역사공원 논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진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고 전해졌다. 광주광역시는 동구 불로동 일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에 따라 총 48억원을 들여 연말까지 공원 조성을 완료할 방침이다.

28일 중앙일보는 정부 고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정율성 역사공원' 관련해 남긴 말을 전했는데 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체성을 훼손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피력했다. 

정율성은 광주 출신인 음악가로, 항일 운동을 위해 중국에 건너가 조선의열단에 소속 돼 활동했다. 이후 1939년 중국 공산당에 가입한 뒤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과 북한 군가를 작곡한 인물이다. 해방 후 북한으로 귀국, 황해도 해주에서 황해도 도당위원회 선전부장으로 활동했다. 이 때 음악전문학교를 창설하고 인재를 양성했다. 1947년 평양으로 들어와 조선인민군 구락부장을 지냈고, 인민군 협주단을 창단해 단장이 됐다.

6·25 전쟁 중인 1950년 9월 중국으로 갔다가, 동년 12월 중국 인민지원군의 일원으로 북한에 돌아와 전선 위문활동을 했다. 1951년 4월 저우언라이의 요청으로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다. 1956년 북한에서 8월 종파사건으로 연안파가 숙청되는 것을 보고 중국 국적을 얻어 정착했다. 

1966년부터 시작된 문화대혁명 기간에 홍위병들의 수많은 협박과 함께 친구들에게서 받은 원고가 모두 수색당해 많은 악보 등이 유실되는 등 시련을 겪었다. 마오쩌둥이 죽고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에 베이징 근교의 한 운하에서 낚시를 하던 도중 심장병으로 돌연 쓰러져 62세로 사망했다.

윤 대통령은 정율성 역사공원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국가보훈부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관련된 모든 부처가 신속하고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 등의 지시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역사 논쟁을 넘어 행정안전부나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국가의 보조금과 예산 집행 과정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행안부 감사관실은 지난 23일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과 관련한 예산 자료 등을 광주광역시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전남 순천에서 열린 6·25 참전 학도병 기념행사에서 "정율성은 우리에게 총과 칼을 들이댔던 적들의 사기를 북돋웠던 응원대장이었다"며 "공산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수많은 애국 영령의 원한과 피가 아직 식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또 "학생들에게 공산당 나팔수를 기억하게 하고 기리겠다는 시도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국민 소중한 예산은 단 1원도 대한민국의 가치에 반하는 곳에 사용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에 더해 "순천역 광장에 '호남학도병'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현충시설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수많은 독립투사, 호국 영웅, 민주 열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극복하는 역사에서 호남은 늘 앞장서 왔다"며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기억해야 하느냐. 공산당의 나팔수냐, 조국을 위해 제 한 몸 불태우며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호남학도병 영웅들이냐"고 질타했다.

한편,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이날 광주시청에서 출입 기자들과 차담회에서 "보훈단체와 보수단체를 부추겨 광주를 다시 이념의 잣대로 고립시키려는 행위를 중단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국가와 함께 추진했던 한중우호 사업인 정율성 기념사업은 광주시가 책임을 지고 잘 진행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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