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9.04 09:34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프란치스코 인스타그램)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프란치스코 인스타그램)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몽골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현지시간) 중국 국민을 고귀한 국민이라 칭하며 중국 정부에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종교 제한 완화를 촉구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스텝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미사 말미에 홍콩의 전·현직 대주교를 불러 소개했다.

교황은 "이 자리를 빌려 고귀한 중국인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저는 모든 (중국) 국민이 앞으로 나아가고 항상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좋은 크리스천이자 좋은 시민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언급한 '좋은 크리스천·좋은 시민' 표현은 바티칸이 공산주의 정부에 가톨릭 신자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는 것이 사회·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바티칸은 지난 7월 하노이에 상주 대표부를 두기로 하며 관계를 격상시킨 베트남에 대해서도 이 표현을 사용했다.

바티칸은 중국 정부에도 주 베이징 바티칸 상주 대표부 설치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외국의 영향을 뿌리 뽑고 공산당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기 위해 종교의 '중국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교황의 발언이 가톨릭 신자에 대한 종교 제한 완화 촉구라고 설명했다.

앞서 외신들은 교황의 몽골 방문을 앞두고 가톨릭 신자가 1450명 남짓으로 알려진 국가에 방문하는 이유에 대해 바티칸과 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을 내놨다.

교황은 이날 오전 종교 간 회의 연설에서는 불경 등을 언급하며 모든 종교가 조화롭게 살아갈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오늘 우리는 고대 지혜 학파의 겸손한 계승자로서 함께 모였다"면서 '지혜로운 자는 베푸는 것을 기뻐한다'는 부처의 글을 인용하며 이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복되다'고 한 예수의 말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종교 간 회의에는 복음주의 등 기독교 다른 교파와 불교, 이슬람교, 유대교, 힌두교 등 다른 종교 대표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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