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9.05 11:55

이민구 "조만간 병원 입원 그림 연출…구속영장 청구되면서 민주당 내전 격화"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해 7월 13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해 7월 13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회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한 지 엿새 째가 되는 가운데, 이 대표의 단식 농성의 의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에 대한 얘기가 곳곳에서 들려오는 상태다. 

'이재명 대표의 단식의 의미와 향후 영향'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는 항상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왔던 두 명의 정치 전문가는 5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자신들의 견해를 밝혔다.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은 "우리나라 정치권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 개인의 비리와 일탈을 옹호하려고 민주당이 나서는 꼴을 보니 너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예전의 정치는 악순환의 반복은 아니었다"며 "그런데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부터는 우리 사회의 정치와 사회 문화가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악순환의 폭과 깊이가 훨씬 더 확대되고 있다는 게 굉장히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하고 있는 단식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진정성은 무슨 진정성이 있겠나. 이재명은 사이비 교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통상적으로 사이비 교주들이 세상을 유린하고 있지 않느냐. 그렇게 보면 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을 보면 예전 일제시대 때 백백교 교주가 떠오른다"며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끝없는 추락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본질은 같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백백교 사건'은 1928년부터 1937년까지 백백교 교주 전용해와 그의 제자 문봉조 등이 10년 동안 전국 곳곳에서 80여회에 걸쳐 300여명의 남녀노소 신도들을 살육했다는 사건이다. 

백백교주 전용해는 무지몽매한 산골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의 추종자들로 하여금 "우리 백백교주 전용해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천위(天位)에 등극할 인물이므로, 지금 일본의 통치에 있지마는 가까운 장래에 반드시 백백교주 통솔하에 독립이 될 터이니 교도의 헌금과 기량에 따라 대신, 참의, 도지사, 군수, 경찰서장의 영직에 임명한다"고 혹세무민했다. 그 결과 신도들은 그들의 재산과 딸들을 교주에게 바쳤다. 

백백교 교주는 교도의 딸 중에 미모의 여자는 자기의 애첩으로 하고 나머지는 간부들에게 불하했다. 신도들이 점차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이들은 산간벽지나 광산에서 야음을 틈타 살해돼 암매장됐다. 1937년 2월 21일 백백교주 전용해의 자살을 끝으로 해서 세상에 그 전모가 드러났다. 

조 전 시장은 "나는 우리 정치의 격조를 그나마 그래도 좀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사람 중의 하나"라며 "그런데 우리 정치의 격조를 잃어버린 사람이 지금 너무 많다"고 개탄했다. 

이어 "너무 수준 이하로 떨어진 이 정치 현실이 너무 저질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이재명에게 '묻지마 지지'를 보내는 개딸들만 해도 그렇지 않느냐"며 "이런 식의 '묻지마 지지층들'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래도 나라를 염려하고 걱정하는 분들에게는 그래도 아직은 품격이 살아있는 정치인이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게 내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내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가 좋아서가 아니라 내년 총선에서 공천받기 위해 이재명에게 우호적인 모습은 보인다는 시각이 있는데, 어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그야 두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라며 "이재명이 9월이 됐건 10월이 됐건 간에 구속돼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그는 민주당을 장악하고 있으려고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이재명에게는 민주당이 망하거나 말거나는 전혀 중요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그는 확실한 자기 사람을 10명이든 20명이든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시키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한마디로 '이재명을 위한 가미가제' 20~30명을 살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버릴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재명이 생각하고 있는 '자기 사람'은 정진상, 김용, 김현지 같은 사람들이지 민주당의 현역 의원들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재명의 생각에는 이런 식으로 판을 짜놓아야만 나중에 자신이 정치적으로 회생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미가제'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한 일본군 특공대를 뜻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던 필리핀에 연합군이 상륙하자 일본군은 연합군의 진군을 막는 수단으로 가미가제 특공대를 편성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조종사들은 천황을 위해 죽는 것을 명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해 연합군 함대에 동체(胴體)와 함께 부딪치는 무모한 공격을 가했다. 1945년에는 오키나와를 방어하기 위해 1000명이 넘는 특공대원이 가미가제 공격을 했다.

조 전 시장의 말이 이어졌다. 그는 "만일 이재명이 감옥에 가게 된다면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원내 인사가 아닌 원외인사를 지정해서 이른바 수렴청정을 하려 들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명실상부한 이재명의 아바타를 세울 것으로 본다. 이재명은 자신이 조종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면 비대위원장으로 앉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게 한다면 비명계(비이재명계)에서 반발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엔 "비명계가 과연 용기를 낼 수 있을까"라며 "사견이지만 그분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결국 고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전 시장은 또 "한국 정치에 그나마 회생의 불씨가 아직은 남아있다고 본다"며 "그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아야 된다"고 말을 맺었다. 

​이민구 깨어있는 시민연대당(깨시연) 대표. (사진제공=이민구 대표)​
​이민구 깨어있는 시민연대당(깨시연) 대표. (사진제공=이민구 대표)​

원외 소수정당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깨시연)'의 이민구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에 대해 "헌정사상 범죄 피의자의 갑질은 처음 본다"며 "출석날짜를 자기 맘대로 지정하고 검찰이 정한 날짜는 거부하고 있는데 이는 단식을 빌미로 검찰 출석을 피하려는 꼼수일 뿐"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이재명은 얼마 가지 않아서 들것에 실려 병원에 입원하는 그림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렇게 되면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로 직진하게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은 아마도 '아픈 환자를 꼭 구속시켜야겠느냐'며 자신의 지지층에게 약자 코스프레를 함으로써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검찰을 악마화하려 드는 수법을 채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이재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정치권의 후폭풍은 상당할 것이고 민주당 내의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 간의 내전은 격화될 것"이라며 "이재명의 영향력은 급속히 추락하게 될 것이고 민주당이 개편될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이런 상황이 되면 국민의힘도 개편될 것으로 본다"며 "결국, 여야를 막론하고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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