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09.06 15:19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외벽에 쿠팡 로고와 태극기가 게시되어 있다. (사진제공=쿠팡)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외벽에 쿠팡 로고와 태극기가 게시되어 있다. (사진제공=쿠팡)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쿠팡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콘텐츠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려 토종 OTT 1위 자리에 오르는 동시에, 국내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방송인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는 등 연예 매니지먼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회사 설립이 단순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대가 아닌, 쿠팡플레이의 콘텐츠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제작부터 배급, 아티스트 매니지먼트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면서 쿠팡플레이의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의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시장 1위는 점유율 38%의 넷플릭스다. 이어 티빙(18%), 웨이브(14%), 쿠팡플레이(11%), 디즈니플러스(5%), 왓챠(3.7%) 순이다.

국내 OTT 중에서는 쿠팡플레이가 한발 치고 나가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가 모회사 자금난에 합병설이 흘러나올 만큼 어려움을 겪는 것과 반대로, 쿠팡플레이는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성과를 도출하는 모습이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플레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562만명으로 티빙(539만8255명)을 따돌렸다. 평균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티빙과 격차가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이 OTT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본업인 이커머스의 방문객 활성화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목적으로 OTT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시각이 그 배경이다.

그러나 지난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경기 중계 등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부쩍 신경 쓰면서 이런 시각을 불식시키고 있다. 당시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은 DAU 115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은 본업인 이커머스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내고 있어 오리지널 콘텐츠에 무리하게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며 “반대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여지도 충분해 투자와 현상 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흐름은 OTT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며 “국내 OTT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도 쿠팡의 투자 공세에 맞설 대응책 마련이 분주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팡플레이 측은 “글로벌 OTT 독점이 우려되는 국내 시장에서 씨피엔터테인먼트는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하고 제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혀, 넷플릭스 견제 의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쿠팡플레이는 최근 넷플릭스 출신 기술 임원 2명을 영입했다. 성장세를 견인한 오리지널 콘텐츠와 스포츠의 ‘투 트랙’에 새로운 콘텐츠를 조만간 추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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