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9.07 13:29

'의원모임' 일정 자료 등 확보…이정근 녹취록 바탕으로 '교차검증'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달 2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달 2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금품을 수수한 국회의원을 특정하기 위해 7일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진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보좌진 3명의 주거지 3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일정 관련 자료 등의 확보에 나섰다.  이들은 모두 송 전 대표가 21대 국회의원이던 2020∼2022년 당시 보좌진으로 일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에 대해 "수수자 특정을 위한 추가 증거 확보 차원"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지난달 17일에도 국회의원 모임 관련 실무를 담당한 송 전 대표의 전직 비서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송영길계 좌장'으로 통하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2021년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의원 모임'과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일을 앞두고 경쟁 후보 캠프의 금품 살포 정보를 입수한 윤 의원이 송 전 대표를 찍으라는 '오더'를 각 지역 대의원에 내려달라는 명목 등으로 의원들에게 돈을 뿌렸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윤 의원을 돈봉투 살포 목적으로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일단 기소한 뒤 현역 의원에 대한 제공 혐의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핵심 증거인 '이정근 녹취록'과 국회에서 확보한 의원들의 동선 자료 등을 교차 검증하며 이성만 무소속 의원을 포함한 최대 20명의 금품수수 의원을 특정하고 있는 중이다.

이달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재판에서는 윤 의원이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뿌릴 당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의 통화가 녹음된 파일이 재생되기도 했다.

녹음파일에서 윤 의원은 2021년 4월28일 오전 국회의원 모임 직후 이씨에게 "아침 회의에는 김남국, 윤재갑 등 4명 정도가 못 나왔어"라며 "김남국, 윤재갑 이 둘은 또 호남이잖아"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에 "오빠, 거긴 해야 해, 호남은 해야 해"라고 재촉했고, 이에 윤 의원은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며 "다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내는 대로 보좌진들을 소환해 돈봉투 전달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후 최종 수혜자로 꼽히는 송 전 대표도 피의자 신분으로 직접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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