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9.08 09:39

상품수지도 4개월째 흑자…한은 "유가 상승 지속되면 제약 요인 작용"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7월에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석 달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보인 것은 지난해 5~7월 이후 1년 만이다. 

흑자폭의 경우 전달보다는 축소됐으나 1년 전보다는 확대됐다.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전년동월 대비 확대된 것도 올 들어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3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월별 경상수지는 1월(-42억1000만달러), 2월(-5억2000만달러) 연속 적자 이후 3월(1억6000만달러) 반등한 뒤 4월(-7억9000만달러) 다시 적자를 기록했으나 5월(19억3000만달러)부터 6월(58억7000만달러), 7월까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1~7월 누적 경상수지는 60억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1년 전(265억7000만달러)에 비하면 200억달러 넘게 쪼그라든 수준이다. 이같은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는 상품수지 부진과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에 주로 기인한다.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여행 애로 및 운송수지 대폭 흑자 등으로 지난해 1~7월 10억달러 적자에 그쳤던 서비스수지의 올해 적자 규모는 144억6000만달러로 대폭 확대됐다. 여기에 더해 수출 부진으로 이 기간 상품수지도 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7월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208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본원소득수지는 1~7월 중 224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경상수지 개선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1년 전(84억7000만달러)보다도 139억4000만달러 확대됐다.

향후 경상수지는 최근 무역수지 개선세 및 중국인 관광객 입국 확대 등의 영향으로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27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24억달러, 하반기 246억달러 흑자를 각각 전망했다. 한은은 "하반기 경상수지는 수출 부진 완화, 에너지 감소 등에 더해 중국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유입 증가 영향으로 흑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 모습. (사진제공=부산항)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 모습. (사진제공=부산항)

7월 경상수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상품수지는 42억8000만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던 4월부터 넉 달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7월 수출은 504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4.8%, 수입은 461억5000만달러로 22.7% 각각 줄었다.   

이처럼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면서 나타난 흑자인 만큼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은은 "4분기에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본다"며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에 경제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경기가 둔화에서 회복되는 상황이지 불황에 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7월 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5개월째 적자가 계속됐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운송수지는 9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항공 및 해상화물 운송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31억2000달러 흑자를 달성해 경상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던 운송수지가 올해 1~7월에는 3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외 여행수지는 7월 중 14억3000만달러, 가공서비스수지는 5억8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수지는 10억1000만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는 3억4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건설수지는 4억3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또 본원소득수지는 29억2000만달러 흑자를, 이전소득수지는 11억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반기의 첫 번째 달인 7월에도 흑자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분명해졌다"며 "기관들의 '상저하고'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는데 향후 지속되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상품수지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7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37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24억2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6억5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를 살펴보면 내국인 해외투자는 69억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26억달러 각각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2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의 경우 자산은 2억1000만달러, 부채는 6억3000만달러 각각 줄었다. 준비자산은 14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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