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9.11 13:16

황운하 징역 5년·송병기 징역 3년6월·백원우 징역 3년·한병도 징역 1년6개월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공직선거법위반 등 공판에 출석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스1)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공직선거법위반 등 공판에 출석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11일 검찰이 각각 징역 6년,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판사 김미경·허경무·김정곤)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시장 등 15명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송 전 시장에게 징역 6년을 구형하면서 "비리 첩보를 수집하는 경찰 권한을 악용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한 유례 없는 관권 선거"라며 "송 전 시장은 범행을 주도적으로 저지르며 황 의원에게 수사를 청탁해 결과적으로 부정하게 당선돼 실질적으로 수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차례 선거에서 낙선한 피고인은 친분이 두터운 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국가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해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왜곡된 민심의 계단을 타고 올라 벼슬길에 나서겠다며 개인 욕심만 채운 양두구육의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황 의원에 대해선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고위 경찰 공무원이 정치적 욕심을 위해 수사력을 남용해 선거에 개입한 결과 국회의원이 됐다"며 "평소 검경 수사권 조정 때 내세운 명제와는 달리 정해놓은 결론에 따라 수사권을 편향되게 행사했다"고 판결했다.

검찰은 황 의원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으로 총 5년을 구형하고, 1년간 자격정지를 내려달라고도 요청했다.

검찰은 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문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25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까지 걷는 장외투쟁 중에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투기철회'라는 손팻말을 들고 이재명(앞줄 오른쪽 첫 번째) 민주당 대표와 나란히 앉아있다. (사진=황운하 의원 페이스북 캡처)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25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까지 걷는 장외투쟁 중에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투기철회'라는 손팻말을 들고 이재명(앞줄 오른쪽 첫 번째) 민주당 대표와 나란히 앉아있다. (사진=황운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은 2018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인 송 전 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송 전 시장은 지난 2017년 9월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던 황 의원에게 당시 울산시장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관련 수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 의원은 청와대로부터 각종 비위 정보를 받아 '하명 수사'를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는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을 부당하게 인사 조처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부시장이 파견직이던 문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김 대표 관련 비위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접한 백 전 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은 차례로 첩보를 울산경찰청에 전달했고 황 의원이 수사에 나서게 됐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 구형에 이어 오후 재판에서는 각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2020년 1월 29일 검찰의 공소 제기 3년 7개월여 만에 재판 절차가 종결된다.

그 사이 송 전 시장은 지난해 6월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고, 국회의원이 된 황 의원과 한 의원의 임기는 내년 5월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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