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09.18 17:07
중국 전통간식으로 알려진 탕후루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한국민속촌에서는 탕후루를 '민속 주점부리'로 소개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김상우 기자)
중국 전통간식으로 알려진 탕후루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한국민속촌에서는 탕후루를 '민속 주점부리'로 소개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김상우 기자)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중국 전통간식 ‘탕후루(糖葫蘆·설탕 호리병박)’가 국내 디저트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탕후루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400개를 넘어섰고, 한국민속촌은 탕후루 인기에 편승해 ‘민속 주전부리’로 소개‧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사고 우려와 쓰레기 처리 문제, 불량식품 인식 등 부정적 요인이 커지고 있어 ‘반짝 인기’에 끝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탕후루 관련 상표는 186개로 집계된다. 상표는 출원을 비롯한 공고‧등록‧거절‧포기까지 모두 합친 수로, 올해 이름을 올린 것만 169개에 이른다. 전체 상표권 중 90.8%가 올해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난립 현상은 탕후루 열풍에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벌이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탕후루 브랜드 중 ‘왕가탕후루’는 단숨에 400개 가까운 가맹점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달콤나라앨리스는 지난해 12월 ‘달콤왕가탕후루’로 상표 공고를 냈고, 지난해 43곳에 불과했던 가맹점은 최근 420여 개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탕후루 인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단기간 주목을 받은 브랜드마다 내리막길을 걷는 사례가 흔하다는 것이다. 이전 ‘벌집 아이스크림’, ‘마카롱’, ‘핫도그’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탕후루를 먹는 ASMR(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백색소음) 콘텐츠 등이 10~20대를 중심으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며 “창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소자본 예비창업주들이 몰리고 있지만, 단기 유행하던 프랜차이즈들이 10년 이상 인기를 끈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 일대의 한 상점에서 판매 중인 탕후루. (사진=김상우 기자)
서울 명동 일대의 한 상점에서 판매 중인 탕후루. (사진=김상우 기자)

특히 탕후루가 가진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노출되면서 부정적 인식도 커지고 있다.

탕후루를 섭취하다 날카로운 설탕 코팅에 잇몸과 혀를 다쳤다는 이들부터 치아 손상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탕후루 매장을 운영하면서 설탕 시럽에 큰 화상을 입거나 꼬챙이에 과일을 꿰다가 상처를 입었다는 경험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높은 당 함량도 청소년 비만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탕후루 1개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당 권장량(25g)과 맞먹는 10∼25g의 당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탕후루 꼬치를 아무 곳에나 버리면서 탕후루 반입을 금지한다는 ‘노 탕후루존’까지 등장했고, 설탕이 흘러내려 바닥이 끈적해지거나 벌레가 꼬이는 등 각종 위생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최근에는 탕후루 인기를 이용해 비슷한 창업 아이템을 제시하는 프랜차이즈까지 등장하고 있다. 탕후루 빙수부터 약과, 하이볼, 마카롱, 카페라떼 등 파생 아이템들이 넘쳐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탕후루는 구매층이 명확해 확장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차후 외식 매장의 사이드 메뉴로 운영하는 등 판매 방식이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권리금을 높게 책정하고 빠지는 자영업자들도 하나둘 늘어나는 만큼, 유행이 얼마나 갈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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