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9.25 14:24

유창훈 부장판사, 강진구·박영수 영장 기각…윤관석·박용수 영장 발부

박광온(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의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광온(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의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가운데, 오는 26일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영장실질심사 심리를 맡게 된 유창훈(사법연수원 29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놓고 여야의 상반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권에서는 유 판사가 과거 진보성향의 인사들의 영장청구를 다수 기각시킨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반면, 야권지지층에선 유 판사가 이번 영장실질심사 심리를 맡게되자 영장 기각 기대감이 한층 고조된 상태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을 비롯해 '백현동 아파트 특혜 개발' 및 '위증 교사(敎唆)'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이미 해당사건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대북 송금),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및 백현동 민간 사업자 정모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백현동 특혜) 등 대부분 관계자들은 이미 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 18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범죄의 중대성'은 물론이고 '증거인멸 우려'를 구속 사유로 제시했다.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심사 심리판사가 결정된 직후 기자가 유 판사에 대한 각종 블로그나 카페 게시글을 조사한 결과, 여권 성향의 게시자들이 작성한 글에서는 유 판사가 과거 야권성향 인사들의 영장청구를 기각시킨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포착됐다. 전반적으로 이들은 유 판사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더탐사'의 강진구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점 ▲지난 3월2일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던 점 ▲지난 6월 30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의 당사자 박영수 전 특검의 구속영장을 기각시켰던 점 등을 들면서 이번에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어찌하나는 우려가 쏟아졌다. 

반면, 야당 지지층에서는 유 판사가 영장심사 심리를 맞게된 것을 반기는 게시글들이 다수 포착된다. 이 대표의 대표적인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유 판사가 더탐사 강진구 대표와 박영수 전 특검의 영장 기각 그리고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았던 이성만 의원에 대한 영장 청구를 기각시킨 점을 언급하며 "유창훈 부장 판사님은 정직하고 바른분 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기각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비록 소수 의견이지만 돈봉투 의혹의 당사자인 윤관석 의원과 박용수 전 송영길 캠프 보좌관에 대한 영장발부 사례를 거론하며 "(이 대표 영장 기각이) 불확실하다"는 반응도 함께 나왔다.

유 판사가 전반적으로 야권에 유리한 결정만 한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권에서는 대체적으로 영장 기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야권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대부분인 가운데, 소수의 우려도 섞여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유 부장판사가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멤버' 가운데 한명인 권순일 대법관과 같은 고교,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선후배 사이라는 사실도 회자된다. 두 사람은 모두 대전고를 졸업하고 서울법대를 나왔다. 유 부장판사가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던 2013~2015년, 권 전 대법관도 대법원에서 법원행정처 차장과 대법관을 역임했다. 이 같은 사실이 26일 영장실질 심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