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9.26 16:23

"AI 피라미드 전략으로 글로벌 AI 기업 도약…LLM, 구글·MS·아마존 3강 체제될 것"

유영상 사장이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의 AI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유영상 사장이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의 AI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뉴스웍스=정승양 대기자] SK텔레콤이 5년 뒤인 2028년까지 자사의 총 매출 규모를 25조원까지 끌어올리고, 총 매출액 중 인공지능(AI) 비중을 36%까지 끌어올려 세계적인 인공지능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26일 선언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총매출액 17조원 중 AI 분야 매출 비중은 9%를 차지했다. 이를 5년 내 4배가량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한 첫 단계로 AI 개인비서를 표방해 베타버전으로 출시했던 '에이닷'(A.)을 공개 1년여만에 정식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AI기업 도약을 목표로 설계한 ▲AI 인프라▲AIX ▲AI서비스 3대 영역 중심의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했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3개의 계층으로 나눠진 3대 영역에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글로벌 플레이어 및 국내 핵심 파트너들과 공조 및 협력으로 ‘글로벌 AI 컴퍼니’를 실현한다는 방법론이다.

유사장은 "각 영역은 내부 '자강(自强)'과 외부 '협력(協力)'이라는 투트랙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이를 위해 AI 관련 자사의 투자 비중을 과거 5년간 12%에서 향후 5년간 33%로 약 3배 늘려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유사장이 제시한 AI 피라미드의 제일 하단에 위치한 AI 인프라 영역은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LLM 등이 해당된다.

AI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부각되고 있는 데이터센터는 액침냉각시스템, 수소연료전지 등의 에너지 솔루션 도입, 자회사인 사피온의 NPU(Neural Processing Unit)와 계열사인 하이닉스의 HBM 등의 패키징화 등으로 고도화해 글로벌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도 203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유사장은 밝혔다.

AI반도체 전문기업인 사피온은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올해 말 출시한다. X330은 경쟁사 최신 모델 대비 연산 성능 2배, 전력 효율 1.3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유사장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멀티LLM을 통해 초거대언어모델(LLM)기술을 지속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자사의 AI 기술 브랜드를 '에이닷엑스(A.X)'로, 초거대언어모델(LLM) 이름을 '에이닷엑스LLM(A.X LLM)'로 각각 확정했다.

A.X LLM은 수십년간 축적해 온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자체 LLM을 고도화하는 '자강'과 해외의 앤트로픽, 오픈AI 그리고 국내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굵직한 AI 플레이어들과 공동전선인 '협력'이라는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자강'은 최근 LLM기술 진화방향이 산업전반의 문제를 해결하는 범용AI 모델에서 특정산업의 요구사항에 맞는 방법을 제공하는 버티컬 AI모델로 확산되는 것에 초점을 맟춰나갈 계획이다. 기존 풍부한 텔코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신사 특화 LLM으로 고도화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협력'은 미국 AI기업 앤트로픽에 1억달러(1300억원 규모) 투자, 미국 오픈AI와 구축한 전략적 협력관계 등을 통해 이뤄진다. 국내 기업은 지난해 224억원을 투자한 코난테크놀로지와 페르소나AI 등이 해당된다고 유사장은 말했다.

AI 피라미드 중간 영역에 해당하는 'AIX'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부문에 AI를 접목, 모빌리티, AI헬스케어, 미디어, 애드테크 등 영역에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이들 핵심 서비스들을 AI로 고도화하겠다”고 유 사장은 말했다.

AI 피라미드 최상단에 위치한 'AI 서비스'는 한국어 LLM 서비스로 '나만의 AI 개인비서'를 표방하고 있는 에이닷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유 사장은 "에이닷이 고객의 AI 서비스 연결을 확대하는 '나만의 AI 개인비서'로 더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검증된 에이닷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 동시 진출시켜 전 세계로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7월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과 결성한 글로벌 통신사 AI 얼라이언스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들 통신사의 가입자는 전 세계 45개국에 걸쳐 약 12억명에 이른다고 SK텔레콤은 소개했다.

유 사장은 "SK텔레콤 투자의 방향은 네트워크와 AI가 양대축"이라며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병행해 SK텔레콤을 ‘통신회사인데 통신회사가 아닌 AI컴퍼니’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사장은 "글로벌 스케일로 기초가 되는 거대언어모델을 만드는 데는 최소 10조원에서, 많게는 100조원까지 요구된다"며 "기술 기반이나, 인력 풀, 인프라까지 고려한다면 결국 3강 체제로 가지 않겠나"고 진단했다. 그는 3강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포함), 아마존(앤트로픽 포함)을 제시했다.

또 "SK텔레콤은 '버티컬 거대언어모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통신사업자에 특화된 글로벌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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