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9.27 13:16

"법원, 악선례·검찰권 무력화 남겨…공당 가치 상실에 이성적 판단 내릴 것"
김성훈 "민주당 망하는 길 갈 것…'반사이익' 국민의힘 총선 치를 기반 마련"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해 7월 13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진지하게 답변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해 7월 13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진지하게 답변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지만 27일 새벽 결국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제 정치권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및 민주당의 동향과 이에 따른 국민의힘의 대응으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이 몰고 올 정치권의 재편은 어떤 양상을 띄게될지 두 명의 정치 전문가는 27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자신들의 견해를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는 '정치적 앙숙'으로 평가되는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은 "이재명이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재명은 그동안 굉장히 많은 안전 장치를 해왔다. 인천 계양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되고 그 이후 민주당 대표에 도전해서 대표가 되고 민주당의 당헌당규를 고쳐서 기소돼도 당 대표의 직무가 정지되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든 것들이 다 그런 안전장치 마련의 일환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구속을 피하고자 했던 이재명의 수많은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얻은 것이 구속을 피한 것이라며 이재명과 민주당이 잃은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민주당이 공익적 가치를 지닌 정당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진 것"이라며 "이제 민주당은 이재명의 사당화(私黨化)가 빨라지면서 더욱더 견고해질 것으로 본다"며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정당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아 갈 것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조 전 시장은 최근 이재명 대표의 행태를 과거 중국의 '대약진운동' 및 '홍위병'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은 국회로 넘어온 체포동의안에 대해 부결시켜 달라고 호소를 했지만 결국 가결이 됐고 가결된 이후 이재명의 첫 메시지가 당원이 중심이 돼서 당을 질책해 달라고 당부한 것"이라고 회고했다. 

더불어 "이게 사실은 굉장히 무서운 얘기"라며 "예전 중국에서 모택동이 대약진운동에 실패하면서 그때의 정책 오류로 수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 그리고 그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모택동이 본인 권력의 공고화를 위해 문화대혁명을 한 것인데, 이제 민주당에서도 모택동식의 혁명이 이뤄질 거라고 본다"고 피력했다. 

계속해서 "이재명의 팬덤인 '개딸들'이 모택동 시절의 홍위병의 역할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이제 민주당은 그런 식의 모습을 띄게될 것이다. 비이재명계에 대한 숙청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상대 진영인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라는 물음에 "이번 이재명의 구속영장 기각은 명백한 범죄행위에 대해서 구속시키지 않은 선례를 남긴 것이고 검찰권의 무력화를 불러왔다"며 "국민 정서상 감성적으로 이재명에 대해서 갖는 굉장한 거부감이 있는데다가 민주당이 공당으로서의 가치를 점점 상실하고 이재명의 사당화가 견고해지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국민들은 내년 총선에서 좀 더 이성적 판단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이성적 판단을 한다는 게 어떤 의미냐'고 묻자 "이러다가 잘못하면 나라가 무너질 수 있겠다는 우려다. 쉽게 말해서 나라가 망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국민들이 하게 되면서 바람직하고 이성적인 방향으로 국가를 다시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될 것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에게는 이런 분위기가 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현재 예측되는 상황을 국민의힘이 잘 유도하는 작업은 필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국가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하튼 국민의힘이 국민들께 민주당의 비민주적 행태를 각인시킬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생겼다"고 진단했다. 

서우 법률사무소의 김성훈 변호사. (사진제공=김성훈 변호사)
서우 법률사무소의 김성훈 변호사. (사진제공=김성훈 변호사)

오랫동안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오고 있는 서우 법률사무소의 김성훈 변호사는 "이재명이 얻은 동력은 이재명을 중심으로 친이재명계의 결속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친이재명계가 이제 더욱더 힘을 받게될 것"이라며 "그래서 강력한 이재명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민주당에서 그동안 비교적 중간적인 성향을 갖고있던 사람들이 이재명 쪽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견고하게 '친명(친이재명) 체제'가 구축될 것 같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이게 사실 동전의 앞뒷면 같은 거라서 어차피 이렇게 되면 비명계와는 전면전이 시작되는 것이라서 민주당의 분열의 씨앗이 되고 분당은 거의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어 "이번에 이재명은 일단 살았지만 민주당 자체에 대한 평가는 하락하고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많이 받게될 것이어서 결국 이재명은 구했지만 민주당은 망하는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이 잃은 것과 얻은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동안 민주당에 대해 해오던 정치 공세가 이제 좀 동력을 잃게된 양상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상대적 세력으로서 공존할 수 있는 구도는 그대로 가져가는 거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기본적인 정치적 이득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민들께 신뢰를 잃은 바로 그 만큼 반사 이익을 얻게될 것"이라며 "이제 국민의힘은 이재명과 민주당을 싸잡아 도매금으로 엮어서 공격하면서 총선을 치를 기반이 마련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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