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0.05 09:48

'유류세 인하' 연말까지 추가 연장되나…추경호 "서민물가 안정 총력"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소비자물가가 8월에 이어 9월에도 3%대 상승하면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OPEC+ 감산 연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기상 여건에 따른 일부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년=100)으로 1년 전에 비해 3.7% 올랐다. 올해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도 0.6% 올랐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9월(2.4%)에서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 2022년 1월(3.6%), 2월(3.7%)까지 다섯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3월(4.1%)과 4월(4.8%)에는 4%를 돌파했고 5월(5.4%)에는 5%를 넘어선 뒤 6월(6.0%)과 7월(6.3%)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석유류 가격이 안정되면서 작년 12월 5.0%까지 둔화했던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5.2%)에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공공요금 상승 영향으로 반등했으나 2월(4.8%)에는 10개월 만에 4%대로 하락했다.

4월(3.7%)에는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고 6월(2.7%) 2%대에 진입했다. 7월(2.3%)에는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으나 8월(3.4%)과 9월에 걸쳐 3%대로 반등했다. 이에 올해 1~9월 누적 물가 상승률은 3.7%로 집계됐다. 한은의 연간 물가 전망은 3.5% 수준이다.

정부는 기상 악화, 추석 명절 등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10월 이후에는 물가가 안정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4.6%, 서비스는 2.9% 각각 상승했다.

우선 상품 중 농축수산물은 3.7% 올랐다. 두 달째 상승했다. 축산물(-1.6%)은 내렸으나 농산물(7.2%)과 수산물(3.5%)이 다소 올랐다. 특히 신선과실이 24.4% 상승했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5.7% 내렸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1년 전에 비해 사과(54.8%), 쌀(14.5%), 토마토(30.0%), 복숭아(40.4%), 닭고기(12.9%), 고구마(16.4%), 고등어(7.5%) 등은 오르고 배추(-35.2%), 국산쇠고기(-5.4%), 무(-26.9%), 마늘(-13.3%), 돼지고기(-1.4%), 호박(-17.8%), 버섯(-9.0%) 등은 내렸다.

공업제품의 경우 석유류(-4.9%)가 내렸으나 가공식품(5.8%)이 오르면서 3.4% 상승했다. 석유류는 경유(-10.2%), 등유(-13.8%), 자동차용LPG(-14.9%) 등을 중심으로 지난 2월부터 하락 중이다. 다만 전달과 비교하면 4.0% 올랐다. 이는 OPEC+ 감산 연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에 주로 기인한다.

5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자료=오피넷 홈페이지 캡처)
5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자료=오피넷 홈페이지 캡처)

최근 기름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주유소 평균 경유 판매 가격은 리터(ℓ)당 1700원을 넘었고 휘발유는 1800원에 육박했다.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5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796.35원, 경유는 1701.15원이다. 이에 올해 10월 31일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가 연말까지 재차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외에도 전기·가스·수도는 전기료(20.3%), 도시가스(21.5%), 지역난방비(33.4%) 위주로 19.1% 상승했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0.1%)와 공공서비스(1.8%), 개인서비스(4.2%)가 모두 올라 1년 전에 비해 2.9% 상승했다.

집세는 월세(0.7%)가 오르고 전세(-0.5%)가 내렸다. 공공서비스는 유치원납입금(-9.1%), 국제항공료(-6.5%) 등이 내렸으나 시내버스료(8.1%), 택시비(20.0%) 등이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4.9%)과 외식외(3.6%)가 전부 상승했으나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4.2%)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보험서비스료(12.9%), 공동주택관리비(4.8%), 구내식당식사비(7.0%), 피자(12.3%) 등은 오르고 승용차임차료(-13.6%), 국내단체여행비(-7.3%), 자동차보험료(-2.0%), 이러닝이용료(-11.7%) 등은 내렸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15.87로 1년 전보다 4.4% 상승했다. 7월(1.8%)에는 27개월 만에 1%대로 둔화했으나 8월(3.9%) 3%대로 반등한 뒤 9월에는 4%대를 기록했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도 3.7%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110.96으로 3.8% 상승했다.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9.16으로 3.3% 올랐다.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9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9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해 "올해 들어 물가는 전반적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7월 중순 이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여름철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면서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동안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었던 서비스물가의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3% 초반을 유지하고 있어 계절적 요인이 완화되는 10월부터는 점차 다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정부는 서민물가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이달 말 관계부처 합동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배추·무 할인지원, 정부 공급 확대 등을 통해 김장 부담 경감에 나선다. 또 생산 부족으로 가격이 오른 사과는 계약재배 물량 1만5000톤을 최대한 신속히 출하해 가격 안정을 유도한다.

석유류의 경우 국제유가 대비 과도한 인상이 없도록 업계 협력 및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서민부담 완화를 위한 '동절기 난방비 대책'을 이달 중 선제적으로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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