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10.09 08:00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진설' 론칭 글로벌 이벤트 행사를 열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진설' 론칭 글로벌 이벤트 행사를 열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화장품 업계 쌍두마차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이 다소 엇갈릴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해외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 중인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는 연결기준 매출 952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1%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8.8% 늘어난 449억원으로 예상됐다.

중국 내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과 자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궈차호(國潮·애국 소비)’가 확산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해외매출은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위안화 약세와 중국 설화수 재고 처리 이슈 등의 악재로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시장 부진은 북미와 유럽 시장이 상쇄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북미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3.0% 증가했다. 4분기에는 북미 지역에서 매년 진행되는 대형 할인행사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쇼핑 성수기를 맞아 매출 증가폭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가 이루어지면서 3분기 미국 소비자의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미국 소비자의 소비 둔화 우려는 아모레퍼시픽에 부정적일 수 있지만, 오히려 미국 내 중저가 화장품의 인기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회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분기 뷰티 사업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한 LG생활건강의 3분기 컨센서스는 연결기준 매출 1조874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0.21%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조597억원으로 같은 기간 16.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중국 매출은 전년보다 9.1% 감소한 382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은 전체 해외 매출에서 37%를 차지하는 중요 시장이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부진과 다이고(보따리상) 수요 약세, 개인 관광객의 더딘 수요 등으로, 전년 대비 화장품 매출은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할 것”이라며 “수출 50%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일본 등에서 유의미한 성장이 나타나지 않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8월 중국 상하이에서 행사를 열고 13년 만에 리뉴얼을 단행한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후'의 '천기단'을 공개했다. (사진제공=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지난 8월 중국 상하이에서 행사를 열고 13년 만에 리뉴얼을 단행한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후'의 '천기단'을 공개했다. (사진제공=LG생활건강)

이미 양사는 중국 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다각화 전략’에 착수한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9월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1800억원에 인수했으며, 2024년과 2025년에 잔여 지분 57.6%를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코스알엑스는 국내 스킨케어 전문브랜드로 아마존 뷰티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올해 상반기 매출 1930억원 중 628억원을 북미 시장에서 거둬들인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색조 화장품 브랜드인 힌스는 해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시장에 2019년 첫 진출한 이후 힌스 루미네이트 신주쿠, 힌스 아오야마 등의 직영점을 운영하며 높은 인지도를 다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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