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0.06 17:08
박범계(왼쪽 두 번째)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5일 서울 강서구의 한 식당에서 진교훈(왼쪽 세 번째)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등과 함께 '엄지척'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계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박범계(왼쪽 두 번째)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5일 서울 강서구의 한 식당에서 진교훈(왼쪽 세 번째)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등과 함께 '엄지척'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계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 재직 시절 미국 출장 경비를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박 전 장관이 지난 2021년 미국 출장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 소속 인물에게 체재비를 지급하고서도 보고서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6일 나왔다. 

이에 한 시민단체는 이날 박 전 장관을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고발했고, 법무부도 출장 보고서 누락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공무원 해외 출장 정보 사이트 '국외 출장 연수정보 시스템'에 박 전 장관이 2021년 11월 17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제출한 보고서가 포함됐다. 해당 보고서에는 박 전 장관이 당시 출장에서 수행원 5명과 경비 6800여 만원을 사용했다고 기재됐다.

그러나 최근 법무부가 전‧현직 장관의 해외 출장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따른 공개 내역에서는 해당 출장에 박 전 장관을 포함한 11명이 동행했고, 1억700만원을 사용해 보고서에 기재한 내용과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행 인원수는 물론, 사용 금액도 4000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박 전 장관이 누락한 내역은 지난 2021년 이재명 후보 캠프 소속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현 한동대 교수)의 체재비(일비·식비)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국립외교원장으로 임명됐고, 2021년 8월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엔 이 후보의 외교특보단장으로 활동했다. 아울러 그해 10월 이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캠프 외교안보 자문그룹에서 활동했고, 이후 평화외교안보특별위원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김 전 원장은 박 전 장관 출장 당시, 비영리재단인 맨스필드재단 방문 등 일부 일정을 함께했다. 당시 김 전 원장은 박 전 장관 측으로부터 체재비(일비·식비)로 106만원가량을 받았는데, 사실상 '자문에 대한 답례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출장에서 박 전 장관 자문 이후 100만원가량을 받은 것은 맞다"라면서도 "다른 출장 일정으로 간 것이지만, 일정이 비슷해 자문을 드린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김 전 원장은 숙박비·항공권은 자비 부담으로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자문을 이유로 체재비(일비·식비)를 받았다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자유대한호국단은 이날 "국민을 기망한 행위로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라며 박 전 장관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법무부도 경위를 파악한 뒤 이에 대한 감찰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