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10.10 10:46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사진=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엑스 캡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사진=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엑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 민주당 계열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의 일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사진·69)가 내년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출마가 미 대선 판도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려던 계획을 접고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수백명의 군중 앞에 선 그는 "공항, 호텔, 거리 등 어디를 가나 사람들은 내게 이 나라는 역사적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음을 상기시켰다"며 "나는 오늘 무소속 후보로 나설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1963년 암살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역시 총격에 목숨을 잃은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그는 환경 분야 변호사로 한동안 활동했다.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백신과 예방접종 반대 운동으로 명성을 크게 얻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한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겨냥한 책을 펴내거나 백신 의무화 정책을 나치 독일의 전체주의에 빗대기도 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당초 지난 4월 민주당에 대선후보 경선 출마 신청서를 제출했다가 6개월만에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관심은 그의 무소속 출마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내년 11월 대선에 어느 정도의 변수로 작용할지에 쏠린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그가 1992년 대선에 출마해 득표율 약 19%를 기록했던 기업가 출신 로스 페로 후보 이후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무소속 후보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케네디 가문의 일원인 그의 지명도가 상당하다는 점이 그런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일단은 그의 무소속 출마가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확실시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정반대의 관점도 있다. 그가 코로나 백신 접종 반대에 앞장서며 음모론을 주장하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의 출마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층의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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