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0.11 12:20

이장섭 "유류세 인하분 소비자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부터 2023년 상반기 정유4사 전력판매실적. (사진제공=이장섭 의원실)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부터 2023년 상반기 정유4사 전력판매실적. (사진제공=이장섭 의원실)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들이 원가 이하 전기요금 감면을 통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6700억원의 전기요금 혜택을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 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유 4사는 전기요금을 2021년 약 913억원, 2022년 약 4499억원, 2023년 상반기까지 약 1267억원 등 총 6678억원의 감면 혜택을 받았다. 

국내 정유 4사는 2021년 각각 kWh당 ▲93.99원(SK에너지) ▲95.18원(현대오일뱅크) ▲96.83원(GS칼텍스) ▲93.59원(에쓰오일)의 단가로 전력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에는 각각 kWh당 ▲97.18원(SK에너지) ▲98.62원(현대오일뱅크) ▲101.18원(GS칼텍스) ▲97.19원(에쓰오일)의 단가로 전력을 이용했다. 

의원실은 정유사들이 올해 상반기까지 각각 kWh당 ▲137.60원(SK에너지) ▲139.10원(현대오일뱅크) ▲141.23원(GS칼텍스) ▲139.07원(에쓰오일)의 낮은 단가로 산업용 전력을 사용하면서 2년 반 동안 약 6000억원이 넘는 전기요금 혜택을 누렸다고 설명했다. 

정유 4사는 지난해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속에 14조1762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에너지가 3조998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GS칼텍스 3조9795억원, 에쓰오일 3조4081억원, 현대오일뱅크 2조7898억원 순이다. 

이처럼 정유 4사가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동안 국내 휘발유 및 자동차경유 등 국내 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오피넷의 월별 국내 보통휘발유 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2084원이었던 전국 보통휘발유 가격은 올해 7월 1583원으로 차츰 낮아졌지만, 9월 1769원으로 다시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를 25%, 경유 및 LPG에 대한 유류세를 법정한도 최대인 37%까지 이달 말까지 인하할 방침이다. 또 소비자물가인상 및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유류세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최종 소비자가 유류세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정부가 유류세를 법정 최대한도인 37%까지 인하했음에도, 3주 동안 유류세 인하를 시행한 주유소는 전국의 1만917개 중 2228개에 그쳤다. 정유 업계가 복잡한 가격결정구조를 이유로 내세우며 유류세 인하분을 최종 소비자가격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정유 4사가 약 30개월간 7000억원에 가까운 전기요금 혜택을 누렸음에도, 민생안정을 위한 유류세 인하 정책에는 매우 인색했다”며 “국민이 유류세 인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투명한 정유 시장 유통구조 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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