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10.11 16:10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계속되면서 전 세계 광장과 거리도 둘로 갈라졌다.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와 이스라엘 지지 집회다. 자칫 반유대주의로 번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에 있는 이스라엘 영사관 인근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지지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팔레스타인 지지자 수백 명은 '뉴욕은 가자지구와 함께 합니다' 등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미국 정부에 대해선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집회도 열리면서 경찰은 장벽을 쌓아 이들을 분리했다.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는 친(親)이스라엘 시위대 수천 명이 모여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규탄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 자리에서 "뉴욕은 이스라엘과 함께 서겠다"며 "반(反)유대주의가 고개 드는 모든 곳에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저녁 요르단의 수도 암만 중심가에서는 4000명 넘는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외신은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부터 레바논 베이루트, 시리아 다마스쿠스, 이집트 카이로까지 아랍권 곳곳에서 하마스의 '저항'에 연대하는 친팔레스타인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방은 팔레스타인 지지가 반유대주의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경계하는 분위기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장관은 "테러를 미화하려는 의도일 때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행동도 합법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경찰에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지난 9일 영국 런던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는 3명이 체포됐다.

전날 프랑스 마르세유에서는 경찰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지지자 2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 일부에게 금지령을 어긴 책임을 물어 벌금 135 유로(약 19만2000원)를 매겼다.

한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가자지구는 아비규환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나흘째 이어지고 식량과 전기도 끊기면서 대혼돈 상태다.

이스라엘의 고성능 폭탄에 내려앉은 건물 잔해에서 아기의 작은 시신을 끄집어내는 모습,  시신 옆에서 땅을 치며 울부짖는 참혹한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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