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10.18 16:25
(출처=미 상무부 페이스북)
(출처=미 상무부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 정부가 이전의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 때 규정한 것보다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칩도 대중 수출을 금지한다. 중국의 제재 우회를 막기 위해 중국은 물론 미국의 무기 수출이 금지된 21개국 등에 대한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도 통제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일방적 괴롭힘'이라면서 강력 반발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상무부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다.

상무부는 새 규칙에서 AI칩에 대한 '성능 밀도' 기준을 추가하고 내부 통신 속도 기준을 제외했다. 이를 통해 AI칩 수출통제의 초점을 성능에 맞추면서 기술적으로 제재를 우회하는 것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저사양 AI칩인 A800과 H800의 수출이 통제된다. 이 칩은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가 대중국 수출 통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A100칩의 성능을 낮춘 제품으로 알려졌다.

상무부는 또 AI칩 제재 기준 바로 아래에 있는 일부 특정 칩을 수출할 경우 사전에 정부에 통지할 것도 요구했다.

또한 상무부는 업체들의 제재 우회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이나 마카오는 물론 미국의 무기 금수 대상 국가에 위치한 기업에 대한 반도체 수출도 통제키로 했다. 모기업이 중국, 마카오, 미국의 무기 금수 대상 국가에 위치한 기업에 수출하기 위해서도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중국과 아프가니스탄, 러시아, 이라크, 벨라루스 등 미국 무기 판매가 금지된 국가 21곳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에는 이른바 '거부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이들 국가는 반도체 장비 판매도 제한된다.

이와 함께 상무부는 '상하이 비렌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무어 쓰레드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와 그 자회사 등 모두 13개 중국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이 두 기업은 엔비디아의 잠재적인 경쟁업체들이다.

상무부는 다만 스마트폰, 컴퓨터,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상업용 반도체 칩에 대한 중국 판매는 허용키로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정당한 자기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와 문답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에서 "미국은 끊임없이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해 일방적인 괴롭힘(覇凌)을 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강렬한 불만을 표하고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산업은 고도로 글로벌화돼있어 미국의 부당한 통제는 각국의 칩·칩 설비·소재·부품 기업의 정상적인 거래를 심각하게 저해한다"며 "미국 반도체 기업의 손실은 막대하고 다른 국가의 반도체 업체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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