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0.23 06:00

4분기 글로벌 경기 회복 및 환율 영향 '턴어라운드' 전망

코스피 주요 시총 상위기업의 실적 발표 일정.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금리 불확실성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주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4일 포스코홀딩스를 시작으로 다음 달 둘째 주까지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이 연이어 발표된다. 

이미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내놓았지만, 주요 코스피 시총 상위 업체들의 3분기 실적 기대치가 더 낮아지는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그러나 4분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 추세와 환율 등을 고려했을 때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면서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은 위안거리다.

종목별로 디스플레이·조선·철강 등은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가 지속 하향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철강·화학·기계 업종은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이달 31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11일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을 달성했다고 알렸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실적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 들어 처음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이 적자 폭이 1, 2분기보다 줄어들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반도체 사업을 삼성전자와 양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이달 26일 컨퍼런스콜을 진행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는 매출 8조719억원, 영업손실 1조6515억원이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1조원 이상 적자를 줄인 실적이다. 3분기 D램 사업이 흑자로 전환되면서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양산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에 4세대 HBM3를 독점 공급, 현재 공급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적자 폭도 점점 줄여 내년 연간 기준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업계 최고의 D램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4분기는 메모리 가격 인상과 고용량 D램 판매 호조로 매출 9조9800억원, 영업이익 729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그룹 사옥 전경.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그룹 사옥 전경.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포스코홀딩스는 이달 24일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이 회사는 지난 19일 잠정실적 발표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33.3% 증가한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알렸다. 반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4%가 감소한 19조원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세로 철강 시황 약세 기조가 지속되면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1조1800억원을 상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25일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최종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11일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역대 분기 최고의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잠정 매출 8조2235억원과 영업이익 7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1%, 7.5% 증가한 규모다.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시행에 따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 수혜를 받은 것이 실적 상승의 요인이다.

같은 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9609억원, 영업이익 2939억원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눈앞에 둘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환율과 6월부터 완전 가동에 돌입한 인천 송도 제4공장 등 공장 가동의 효율화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대부분이 달러 기반인 만큼 환율 상승 구간에 유리하다"며 "호실적이 전망되는 하반기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하역장에 선적을 기다리는 차량들이 빼곡이 줄지어 서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자동차 하역장에 선적을 기다리는 차량들이 빼곡이 줄지어 서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다음 주 중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현대차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40조1526억원, 영업이익 3조6182억원이다. 1년 전보다 매출은 6.49% 늘었고, 영업이익은 133.16% 증가한 실적이다. 기아는 3분기 매출 24조9582억원, 영업이익 2조809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76%, 영업이익은 무려 265.67% 늘어나는 호실적이다.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환경도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이 해소됐고, 고수익 차종인 친환경차 및 SUV 판매 호조가 실적 호조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9월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12만7001대 및 총 234만4072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각각 목표치의 72.37%와 73.56%를 달성한 수치다.

삼성SDI는 이달 26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는 3분기 영업이익 506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 분기 4502억원보다 11% 증가한 수치여서 전기차 판매 둔화 속에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가 P5 등 프리미엄 모델 위주로 대응하고 있어 경기 둔화 영향에서 비켜나 있다"며 "주요 고객사가 공급량 증대를 요청해 헝가리 2공장 신규 라인을 가동 중이다. P5 배터리 비중이 3분기에만 50%를 넘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27일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이 회사는 지난 10일 3분기 매출 20조7139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의 잠정실적을 거뒀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33.5%가 증가,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 5년간 기록한 3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 중 두 번째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연간 실적 최대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인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네이버 본사. (사진=원성훈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네이버 본사. (사진=원성훈 기자)

11월에는 네이버가 포문을 연다. 3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네이버는 매출 2조4616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커머스 및 콘텐츠 사업 성장에 따라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65%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11.5% 늘어난 3679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된 카카오는 같은 달 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4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여러 소송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면서 경영진의 리소스가 분산된 상황"이라며 "사법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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