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0.23 11:36

"가계부채, 부동산 가격 급등시 크게 늘어…천천히 조절하겠다"

이창용 한은 총재(왼쪽)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양기대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출저=NATV 국회방송 유튜브)
이창용 한은 총재(왼쪽)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양기대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출저=NATV 국회방송 유튜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현재 올해 성장률을 1.4%로 예상하고 있는데, 11월에 수정할지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내달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등을 다시 제시한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경상수지는 불황형 흑자'라고 지적하자 "수입도 많이 줄고 수출도 많이 줄었다. 연초에는 7~8월이면 반도체 경기도 회복되고 수출이 증가할지 알았는데, 9~10월 들어와서 늘기 시작해 연기된 면이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답답한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 총재는 "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가 됐다가 내려갈 것으로 봤는데, 유가가 오르면서 9월 물가 상승률이 3.4%가 아니라 3.7%로 높았다"며 "석유류가 안정되면서 연말에는 3%, 내년에는 더 내려갈 것으로 봤는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터지면서 유가가 크게 변동하면 어느 쪽으로 갈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주 금통위원들과 회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상했던 물가 경로가 중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유지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며 "예측이 안 맞고 물가가 더 오르면 통화정책을 물가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국내경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물가목표수준(2%)을 상당폭 상회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2월부터 연속된 6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이날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들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아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1~2년 사이 늘어난게 아니라 지난 10년간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를 때 많이 늘었다"며 "지금 당장 빨리 조절하면 경기가 나빠지니까 천천히 하겠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