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10.23 15:37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더현대에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더현대에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국내 백화점 시장 3인방인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의 올해 3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2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신세계백화점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는 연결기준 매출 1조6111억원, 영업이익 14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60%, 3.3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도 같은 기간 매출 3조8223억원, 영업이익 1440억원으로 4.76%, 4.06% 줄어들 것으로 점쳐졌다. 현대백화점도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1조1029억원, 영업이익 887억원으로 19.62%, 3.80% 하향세를 나타냈다. 

백화점 3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보복 소비’로 인한 명품 소비 급증에 힘입어 실적이 고공행진했다. 지난해의 호실적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올해 3분기 실적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각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3분기 백화점 명품 성장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올해 2분기 가구 실질 소득이 전년 동기보다 3.9%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여기에 엔데믹 전환으로 국내에 발이 묶였던 소비자들이 대체휴일과 개천절로 길어진 연휴를 활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백화점에서 지갑을 여는 일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으로 출국한 국민은 993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635.6% 증가한 85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9월 날씨도 예년보다 따뜻해 마진율이 높은 가을 의류의 매출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4분기부터는 실적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떨어지는 기온으로 가을·겨울 의류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가을 정기세일 매출이 지난해 세일과 비교해 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세일 매출은 10.2% 신장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6.2%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9월 말부터 날씨가 추워진 점을 고려할 때 10월에 가을·겨울 의류 판매가 재개돼 4분기 실적 회복 기대감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에는 기저 부담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이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설화수'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이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설화수'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한편, 연말 대목을 앞두고 백화점 업계는 리뉴얼부터 팝업스토어까지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09년 이후 15년 만에 강남점의 지하 1층 식품관을 리뉴얼하고 있다. 기존 2200여 평 규모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6000평으로 확대한다. 또 부유층의 지갑 열기에 성공한 강남점의 연 매출이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 기준 최초로 올해 3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9월 베트남에 개장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하루 평균 방문자 3만명을 기록하는 등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부상하면서 매출 신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K뷰티’ 팝업행사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국내 특산물로 구성한 음식관광기념품을 기획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모을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월 영업을 재개한 대전 프리미엄 아울렛이 하반기 매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 더현대서울에 루이비통, 판교점에 디올, 압구정본점에 부첼라티와 구찌 VIP 등이 입점을 계획하는 등 주요 점포의 명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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