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단식 기간 내내 주장했던 사안으로 이를 반복하는 것은 이 대표가 여전히 방탄 투쟁 기조를 버리지 않겠다는 얘기"라고 질타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고 여당 대표와의 만남을 무의미하다고 폄하하는 것은 정쟁을 위한 도전장이지 협치를 위한 초대장일 수 없다"며 이같이 쏘아붙였다.

그는 또 "어제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의 첫 일성은 내각 총사퇴와 정부 예산안 전면 재검토였다. 이뿐만 아니라 민주당 모 최고위원은 여야 대표 회담과 관련해 바지 사장, 시간 낭비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여당 패싱의 뜻을 노골적으로 밝혔다"며 "최근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민생을 위한 여야 협치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우리 당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이런 강경한 발언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특히 "우선 '내각 총사퇴'가 어떻게 민생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방안이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경제가 위중한 시기에 정부 마비를 초래할 내각 총사퇴 주장은 민생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려는 태도가 아니라 정치적 이득만을 취하겠다는 태도"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정부 예산안 전면 재검토도 세계 전문 기관들이 일제히 한국의 부채증가속도를 우려하며 건전재정 유지를 조언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재정확대 주장을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이겠냐"며 "아무리 민생이 어렵다지만 현명한 국민들은 정부가 국가 경제가 위태로워질 빚을 내길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협치는 생각의 다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차이를 좁히겠다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전제돼야 하는데 어제 민주당 지도부의 분위기는 기대와 달랐다"며 "국정감사가 끝나면 예산안 처리 들어가는데 정부·여당에 대한 민주당의 투쟁일변도가 계속되면 예산안 정국에서도 대립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계속해서 "민주당은 지난 8월 미국이 정치 양극화로 부채 해결 능력의 불신을 받고 신용등급 강등을 당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국회가 여야 갈등이 크게 치달았던 한 달 전에 비해 한 걸음이라도 더 민심에 다가가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줄 수 있길 바라며 민주당에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회의가 끝난 뒤 윤 원내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의 내각 총사퇴 요구에 "어제 처음 복귀하시면서 내각 총사퇴 이야기를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생과 관련된 중요한 입장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여야가 앞으로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생산적인 협치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기대했다"며 "내각 총사퇴는 예상 밖의 발언이었고 선거 이후에 여야가 공히 민생을 위해서 민생경쟁을 하고 여야가 협치를 좀 더 복원하자는 그런 분위기가 잡혀있는 이 상황에서는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의 예산안 전면 재검토 요구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대립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건전재정을 유지하고 재정준칙을 법제화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미래세대에 빚 남기지 말자, 부담 주지 말자는 입장을 견고하게 가지고 있다. 경제흐름과 글로벌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건전성마저 흔들리면 전체적으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재정확대를 통해서 민생에 투자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한 "이런 건 극한투쟁이라고 보기 어렵고, 서로 이런 과정들은 치열하게 논쟁해서 중간에 균형점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여지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국회 예산심사 과정을 통해서 예산 정책, 편성 등 예산에서 각 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예산심사 과정을 통해서 합의하고 타협하고 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는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회의장에서 피켓 등을 부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어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남을 가졌다. 우선 국회 회의장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그래서 본회의장과 상임위 회의장에 피켓을 소지하고 부착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서로 합의했다. 그리고 본회의장에서 고성이나 야유를 하지 않는 것도 합의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국민들께 국회가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여야가 지나치게 정쟁에 매몰돼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이런 노력을 앞으로 지속적으로 함께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