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0.25 09:30

물가 불안 커지나…기대인플레 3.4% '0.1%p↑'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소비심리가 석 달 연속 하락하면서 두 달째 '비관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높아진 대출금리 등의 영향으로 집값 전망은 11개월 만에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전월보다 1.6포인트 내렸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장기평균치(2003~2022년)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작년 6월(96.4) 16개월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던 소비심리는 올해 5월(98.0)까지 12개월 연속 '비관적'이었다가 6월(100.7)부터 '낙관적'으로 전환됐으나 9월부터 다시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이번 달에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소비지출전망CSI만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CSI는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는 88로 1포인트, 생활형편전망CSI는 90으로 2포인트 각각 내렸다. 가계수입전망CSI는 98로 1포인트 하락한 반면 소비지출전망CSI는 113으로 1포인트 상승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64, 향후경기전망CSI는 70으로 각각 2포인트, 4포인트 내렸다. 취업기회전망CSI은 78로 1포인트 올랐다.

금리수준전망CSI는 128로 10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기준금리가 2월부터 10월까지 연속된 6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지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해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높은 시중금리가 지속되면서 6개월 후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실제 8월 금융기관의 신규 취급 가계대출금리는 4.83%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주담대 금리는 4.31%로 0.03%포인트 올랐다. 석 달째 상승했다.

10월 중 현재가계저축CSI는 91, 가계저축전망CSI는 94로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하락했다. 현재가계부채CSI는 101, 가계부채전망CSI는 99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임금수준전망CSI는 116으로 1포인트 내렸다.

물가수준전망CSI은 151로 4포인트 상승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2월(153) 이후 7월(144)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오르는 모습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6.3%)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 하락해 올해 7월(2.3%)에는 25개월 만에 가장 낮았으나 8월(3.4%) 재차 3%대로 반등했다. 9월에는 폭염과 고유가 영향으로 3.7% 상승했다. 향후 물가흐름도 최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한은에 따르면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말 3%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내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2%)으로 수렴하는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국감장에서 "연말에는 3%, 내년에는 더 내려갈 것으로 봤는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터지면서 유가가 크게 변동하면 어느 쪽으로 갈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일반인들의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4.1%로 전달과 동일했다. 다만 7개월째 이어진 하락세가 멈췄다.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0.1%포인트 상승했다. 7월(3.3%) 이후 보합세를 보였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오름세로 전환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전월 대비 상승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63.3%), 석유류제품(62.4%), 농축수산물(32.5%) 순이었다.

서울의 주택·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뉴스웍스DB)
서울의 주택·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뉴스웍스DB)

한편 주택가격전망CSI 상승세는 꺾였다. 10월 주택가격전망CSI는 108로 2포인트 내렸다.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던 지난해 11월(61) 이후 10개월 연속 상승했던 주택가격전망CSI가 대출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해 4월 114까지 오른 뒤 새 정부 출범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6월부터 100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는 60대에서 움직였으나 이후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6월(100)부터 다섯 달째 100을 상회하고 있다.

주택가격전망CSI가 100을 넘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100보다 낮으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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