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0.25 10:44

"익명제보센터 신설…연동제 회피 시도 적극 차단"

지난 9월 11일 LG사이언파크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 합동 납품대금 연동제 현장안착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지난 9월 11일 LG사이언파크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 합동 납품대금 연동제 현장안착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주요 원재료의 가격 변동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연동제'에 동참하는 기업이 8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소재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전국에서 모인 중소기업 대표 및 중소기업협회·단체와 만나 중소기업계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지난 4일 시행된 납품대금 연동제는 수탁기업이 수탁·위탁거래 계약을 한 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그로 인한 손실을 홀로 부담하고 그것이 공급망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연동제 시행에 따라 주요 원재료가 있는 수·위탁거래계약을 체결·갱신하는 기업들은 연동 약정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연동에 관한 사항을 성실하게 협의해야 하며 위탁기업은 연동에 관한 사항을 약정서에 적어 수탁기업에 발급해야 한다. 연동사항 기재의무의 예외가 되는 단기계약과 소액계약의 기준은 각각 90일 이내, 1억원 이하다.

위탁기업이 연동에 관한 사항을 적지 않고 약정서를 발급할 경우 1000만원의 과태료, 제재처분의 종류에 따라 1.5~3.1점의 벌점이 부과될 수 있으며 위탁기업이 연동제 적용을 부정한 방법으로 회피하는 탈법행위의 경우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 5.1점의 벌점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올해 연말까지는 제재처분보다 자진시정과 계도 위주로 연동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연동제 자율참여 동행기업이 지난 9월 11일 4208개사에서 한달 사이 8120개사로 2배 가까이 늘었다"며 "보다 많은 기업들이 연동제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동행기업을 연말까지 1만개사 이상 모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기부는 법 취지를 훼손하는 탈법행위에 대한 강한 제재를 마련하고 익명제보센터도 신설했다"며 "예외조항 관련 탈법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연동 계약이 현장에서 하나의 거래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도 "제도의 조속한 정착과 제도를 회피하려는 시도들을 차단하기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연동문화 확산을 담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소기업계도 하도급거래에 사용되는 원재료 내역, 공급원가 등의 정보주체인만큼 연동의무가 발생하는 주요 원재료 유무, 주요 원재료의 가격변동 지표와 변동주기, 분담정도 등을 사전에 살펴 연동계약 체결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연동제가 시행된 것에 큰 기대를 표하면서 연동제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없도록 연동제 운영과정을 잘 모니터링해달라고 건의했다. 

중기부와 공정위는 앞으로 연동문화가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방안과 적극적 법집행에 만전을 기하면서 연동제가 잘 작동하지 않는 영역이 있는지도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한편 중기부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된 연동제 시범운영에 참여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시범운영에 참여한 수탁기업 중 약 75.2%가 연동 계약 체결 과정 전반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약 85.6%의 기업은 연동 계약을 다시 체결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수탁기업에서 연동제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인 가운데 연동제의 효과로서 수탁기업들의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 감소뿐만 아니라 생산성 및 품질 향상, 매출액 증가 등 재무적 효과까지 체감한 사례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원재료 가격 변화율과 납품단가 조정률을 회귀분석한 결과 회귀계수 값이 0.62로 원재료 가격이 1%포인트 상승하면 납품단가는 0.62%포인트 상승하는 관계에 있어 연동제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 가능함이 검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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