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만수 기자
  • 입력 2023.10.25 17:52

김응삼 스포츠평론가

김응삼 스포츠평론가
김응삼 스포츠평론가

100년이 넘는 대한민국 체육을 상징하는 제전인 제104회 전국체육대회가 최근 전라남도 목포에서 막을 내렸다. 모두가 예상했던 것처럼 올해도 종합우승과 2위는 경기도와 서울이 차지했다. 뻔한 결과가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현재의 상황으로는 바꿀 수 없는 구조가 더욱 고착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패는 있기 마련이다. 현 시대는 움직이는 변화와 발전의 생명력, 예측의 범주를 때로 벗어나는 살아있는 스포츠게임이 늘어나는 것을 요구한다. 이런 역동성과 불가측성에 우리는 집중한다. 이미 정해진 결과대로라면 감동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고 당연히 이를 즐기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스포츠는 국민과 함께해 왔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은 외환위기 사태로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시련을 이겨내는 희망의 메시지를 선물했다.

전국체전의 순위와 성과도 가치를 담고 있지만 이미 고정된 결과가 반복된다면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져 갈 것이다. 시대의 트렌드 또한 오직 결과보다는 과정의 스토리를 원하는 추세이다. 더 늦기 전에 치열한 고민와 모색을 통해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국민의 관심 밖으로 자꾸만 밀려나는 전국체전을 어떻게 하면 환호와 열광 속에서 함께 하느냐에 집중하고, 팀의 해체와 얇아져가는 선수층을 다양하게 넓혀갈 수 있는 방향과 방법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때가 바로 지금이다. 선수를 어떻게 발굴·육성하고, 많은 선수와 팀을 창단·운영하도록 기반을 강화하며, 국민 참여와 관심을 늘리기 위해 어떤 당근과 정책을 쓸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지금 시작하는 노력은 향후 큰 희망의 빛이 될 것이다.

현재 스포츠계에 직면한 화두는 건강이다. 전국체전이 고착화된 순위에만 머문다면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뿐 아니라 국민들의 지지도 얻기 힘들 것이다. 국민의 스포츠 건강을 큰 나무로 삼으면서 뿌리가 튼튼한 엘리트 전국체전이 굳건한 버팀목이 된다면 다 같이 상생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 전국체전이 한국스포츠의 산실이었던 것처럼 미래에도 그 기조와 실체적 역할을 이어가려면 설사 아픔이 있더라도 변화를 멈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변화가 쉽지는 않겠지만 내실을 다지며 미래를 향한 우리의 준비 과정이 시대적 사명이라면 열린 마음으로 도전과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 관심과 참여가 미래 한국체육의 길을 열 것이다.

큰 마음과 넓은 가슴으로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는 건강한 한국스포츠를 위한 체육인들의 선행된 고민을 기대한다.

김응삼 스포츠평론가(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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