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0.26 09:36

전기 대비 영업손실 규모 39%↓…매출은 24%↑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SK하이닉스가 3분기 영업손실 약 1조7920억원을 기록해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 규모를 1조원 이상 줄였고, D램 사업은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해 바닥을 다지고 우상향을 예고했다. 

전날인 25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매출 8조649억원, 영업손실 1조6402억원이다. 회사 측이 이날 발표한 매출은 컨센서스보다 1조13억원 상회했으나, 영업손실은 1518억원 더 많았다.

긍정적인 부분은 빠르게 영업손실 규모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조402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영업손실 2조8821억원으로 부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3분기에 1조원대로 영업손실 규모를 낮추면서 확실한 개선세를 보여줬다.

매출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3분기 매출은 9조6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줄었지만, 전분기와 비교할 때는 24.1% 늘었다. 

3분기 매출 증가 추세에는 D램과 낸드 모두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물론, D램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제품별로 보면, D램은 AI 등 고성능 서버용 제품 판매량이 늘며 지난 분기보다 출하량이 약 20% 늘어났고 ASP 또한 약 10% 상승했다. 

특히 회사는 D램 실적이 흑자 전환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D램은 생성형 AI 붐과 함께 시황이 지속해서 호전될 전망이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낸드도 시황이 나아지는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 경영실적은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인공지능(AI)용 메모리인 HBM3, 고용량 DDR5와 함께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은 24%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3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전사 경영실적의 개선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재고가 줄어든 고객 중심으로 메모리 구매 수요가 창출되면서 제품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SK하이닉스는 HBM과 DDR5, LPDDR5 등 고부가 주력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회사는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하는 한편,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TSV(실리콘관통전극)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경영실적. (자료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3분기 경영실적. (자료제공=SK하이닉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D램 부분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을 높게 평가하면서,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전체 사업에서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가 품질 문제로 DDR5 판매 부진을 겪는 반면 SK하이닉스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기대 이상의 출하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며 "4분기에는 메모리 가격 인상과 중국 모바일반도체 러시 오더 및 고용량 D램 판매 호조로 매출 9조9800억원과 영업이익 729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대비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낸드 업황에 갖는 우려는 여전하지만, 고객사들의 메모리 재고 수준이 정상 범위에 도달했으며, 공급자들의 감산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유통재고 소진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세트 고객사들이 대부분 가격 인상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가파른 적자 폭 축소가 예상된다"며 "4분기부터는 D램, 낸드 가격의 동반 상승이 예상돼 업황의 개선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D램 업황은 재고가 정점을 지나며 우상향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데, 해당 구간에서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속도와 폭이 경쟁사 대비 우월하다"며 "D램 부문이 이번 분기에 당초 전망치에 부합하는 흑자전환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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