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0.27 23:00

야당 보좌진 "비명계 '당 기여도' 0점 수준 배점…거의 살아남지 못해"
김성훈 변호사 "비명계, 그냥 안 당할 것…수면밑 준비작업 그룹 있어"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해 7월 13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진지하게 답변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해 7월 13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진지하게 답변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당대표-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처럼 비중 있는 자리에서조차 '개딸들(이재명 강성지지자들)'에 대한 공식적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태에서 민주당의 진로는 개딸들을 척결하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따라 확연히 갈려질 전망이다. 

비이재명계의 입장에선 개딸들을 척결해야만 비교적 공정한 공천이 이뤄질 것이고, 그래야만 민주당내에서 그나마 삐걱거리면서도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가 민주당이라는 '틀' 속에서 공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그렇지 않다면 민주당의 분당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민주당의 분화 가능성과 이로 인해 정국이 어떻게 요동치게 될지 그 추이가 자못 궁금하다. 이에 세 명의 정치 전문가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들의 견해를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는 항상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왔던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은 "지금의 민주당은 어쨌든 국가의 장래· 미래를 위해서 결코 생산적으로 작동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가 가지고 있는 판단"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민주당 내에서 현재의 비민주적인 행태를 개선하려고 하는 노력이 이원욱 의원과 홍영표 의원 등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민주당의 정통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그런 움직임이 어떻게 확대될 것이냐 하는 일말의 기대는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평소 행실로 유추해보면 성남시장 시절부터 자신의 측근이었던 인사들에게 공천을 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조 전 시장은 "그건 뭐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직계로 표현되는 '원래 자기 사람들'에게 공천을 줄 것이라고 본다"며 "이재명은 체면이고 뭐고 없이 그냥 노골적인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사람 아니냐. 그가 다른 자리도 아닌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언해놓고도 나중에 다급해지니까 민주당 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하는 그런 사람인데 더 이상 말해서 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우 법률사무소의 김성훈 변호사. (사진제공=김성훈 변호사)
서우 법률사무소의 김성훈 변호사. (사진제공=김성훈 변호사)

오랫동안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오고 있는 서우 법률사무소의 김성훈 변호사는 변호사답게 최근 사법부의 재판지연에 대해서 먼저 얘기를 꺼냈다. 그는 "이재명과 관련된 백현동과 대장동 사건만 해도 처리해야 할 양이 상당한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위증교사 사건도 여기에 병합할 경우 재판 결과가 상당히 늦게 나올 확률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법원 측에선 내부 기준에 따라했다고 강변하는데, 이렇게 말하면 딱히 그게 위법한 것은 또 아니어서, 깔끔하게 지적할 만한 것도 없고 그냥 답답하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위증교사 사건은 도저히 병합할만한 성격의 사건이 아님에도 병합으로 갈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으니까 그래서 좀 기다려보려고 한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일부 권리당원들이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당무를 정지해야 한다며 신청한 가처분 첫 심문기일이 언제 열리냐'는 물음에 그는 "11월 29일 오후 2시에 열린다"며 "과거의 경험상으로 보면, 심문 기일 이후에 보통 한 달 안에 선고를 하니까 12월 내로 판결이 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처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번과 같은 재판부라서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며 "재판부가 사건 자체에 대한 판단보다는 정무적인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그래서 더 그렇다"고 피력했다. 

'비이재명계가 이른바 개딸들에게 심하게 당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이런 상태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잘 안보이는 것 같다'는 지적에 "모두 말할 수는 없지만 비이재명계도 그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사실 수면하에서 구체적인 준비작업을 하는 그룹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에둘러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6일 신경민 민주당 전 의원이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예열'은 요새 엔진이 좋아서 금방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여기에 답이 있는 것 같다"며 "어떤 계기만 주어진다면 지금 수면하에서 준비되는 작업들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금방 동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는 올해 안에 해결될까 아니면 내년으로 이월될까'라는 질문엔 "아무래도 지금 추이로는 내년으로 넘어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야권의 한 중진의원 보좌진은 향후 민주당의 공천과 관련해 구체적인 얘기를 했다. 그는 "민주당 공천심사는 어쨌든 현역의원 평가를 해서 하위 20%를 선정할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이 대략 170명이라고 보면 33명이나 34명 정도가 하위 20%를 점하게 될텐데 이들은 평가할 때 내부 공천 기준에 따라 감점을 받게되면 사실상 공천을 못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하위 20%를 예를 들어서 비명계로 다 채운다면 비명계가 나가서 신당을 차릴 것"이라며 "그걸 아는 이재명은 공천에서 솎아낼 하위 20%에 3선 이상의 의원들이나 비리 의원들을 넣고 여기에 비명계 의원들을 넣는 형식으로 이른바 '비빔밥 형식'으로 만들어서 비명계 의원들에게 대한 정치보복이 아닌 '시스템 공천'인 듯이 보이게 하려고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여러 평가요소들 중에서 '당 기여도'가 250점으로 배점이 높은데 이게 정성평가여서 주관적 요소가 크게 작용할 것인데 바로 여기에서 '비명계 의원들이 그동안 해당행위를 해왔다'며 거의 0점에 가깝게 점수를 줄텐데, 이러면 살아남을 비명계 의원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김어준이 하고있는 여론조사 '꽃' 같은 업체를 이용해 표적 여론 조사를 할 확률이 커보인다"며 "이런 여론 조사를 돌리면 비명계 의원들이 현저히 낮은 수치가 나올 것이고 그걸 보게 된 개딸들과 친명계 유튜버들이 '것봐라. 비명계 의원들이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느냐'고 선동을 해댈 것이다. 그렇게되면 밴드웨건 효과가 나타날 것이고 비명계는 도태되는 그런 시나리오로 가게될 것 같다"고 피력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사진=원성훈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사진=원성훈 기자)

'밴드왜건 효과'는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정보를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현상을 말한다. 선거를 앞두고 실시하는 사전 여론 조사나 유세 운동 등에서 우세하다고 가늠되는 후보 쪽으로 유권자들의 표가 집중되는 현상을 표현할 때도 쓰인다.

그는 또 "개딸들과 친명계 유튜버들은 그동안 주장해 왔던 비명계 인사들이 해당 행위를 했다는 주장을 여론조사 결과에 덧붙이면서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크다는 식으로 몰고 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원외 친명계 인사들의 경우에는 입장이 좀 독특하다"며 "이들은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 즉, 이재명이 위기에 처했을때 친명계 원외인사들이 도와줬는데 그런데 공천에서 배제하고 이재명 직계만 챙기는 모습을 보일 경우 이재명은 엄청난 반발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끝으로 그는 "결국 비명계에서 이런 저런 사정을 다 알고 있지만 지금은 국정감사 시즌이라서 지켜보고 있는 것이고 국감이 끝나는 11월에는 아마도 친명계와 세게 붙을 소지도 있다"며 "여기에서 도저히 당내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하고 공천에서 밀릴 것이 확실해지게 된다면 분당하려는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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