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0.31 13:20

올해 2월 개발…세계 최초 범죄가담자 그룹화 기능 구현

(자료제공=은행연합회)
(자료제공=은행연합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치안당국이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을 활용해 관련 범죄자 51명을 검거했다.

행정안전부는 통합데이터분석센터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올해 초 개발해 국과수 감정과 경찰수사에 쓰고 있는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 등을 활용해 3개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총책, 자금관리책 등 총 51명을 검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검거된 3개의 조직은 국내 아파트 등에 콜센터 사무실을 갖추고 개인정보, 대포폰 등을 활용해 '성관련 동영상을 유포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피해자들을 협박해 6억원을 편취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5월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중계기 현장 단속과정에서 5명을 최초 검거했다. 이후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들의 범죄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조사와 함께 관련자들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를 본격 진행했다.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지난 7월 행안부로부터 배포받은 분석모델을 활용해 이들의 음성과 피해자들로부터 확보한 범죄자 음성이 동일한지 여부를 1차 판독했다. 판독 결과 동일인 여부가 확인돼 혐의가 입증됐다. 

경찰은 피의자의 추가 여죄를 확인하고 연루자를 파악하기 위해 국과수에 심층분석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음성분석모델을 활용해 검거된 피의자 음성과 보유하고 있던 1만3000여 개의 보이스피싱 범죄자 음성을 비교·분석했다. 12차례에 걸쳐 진행한 결과 미제사건으로 분류돼 있던 '해외 A콜센터 조직 사건' 등 17개 사건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관련 범죄자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경기남부청은 이를 바탕으로 혐의자를 빠르게 특정해 통화·계좌내역 조사, CCTV 확인 과정 등 후속 수사를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콜센터 총책, 자금관리책, 상담원 등 3개 조직의 혐의자를 특정해 나가며 10월 말까지 직접 가담자 16명과 관련 범죄 가담자 등 총 51명을 검거했다.

현재 혐의가 특정된 피의자들에 대한 추가 검거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 검거되는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전화사기 검거에 초점을 맞춘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이 개발됐다.

그간 국내에서는 국과수가 러시아와 영국에서 개발한 음성분석 모델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수사에 필요한 음성감정을 진행했다. 다만 외국어로 학습된 음성분석 모델 특성상 한국어를 사용하는 범죄자의 동일인 여부를 판별하는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행안부 통합데이터분석센터는 국과수와 함께 지난해부터 보이스피싱 범죄자 검거에 초점을 두고 화자 구분 정확도 개선과 범죄연루자 그룹화가 가능한 모델 개발을 추진해 지난 2월 결실을 맺었다. 성능 검증결과 범죄자의 음성을 정확하게 판별해내는 판독률이 기존 외산 분석모델 대비 약 77% 향상된 것이 확인됐다.

특히 기존 모델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범죄가담자 그룹화(사건별 범죄자 목소리의 연쇄 비교과정을 거쳐 동일인 확인 및 군집화) 기능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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