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0.31 15:05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 대통령에게 세 가지 당부"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국회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국회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대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안'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5부 요인, 여야 지도부와 사전 환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환담장에 들어오면서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차례로 악수를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와 악수를 하며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이 대표는 미소를 지으며 별도의 답변은 하지 않았다.

공식 석상에서 두 사람이 소통한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그동안은 정부 기념식 등에서 마주쳐 짧게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지난해에는 민주당이 야권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반발해 시정연설을 '보이콧'하면서 사전환담도 불발됐다.

윤 대통령은 자리에 앉은 뒤 김진표 국회의장에 "이렇게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여야가, 정부도 함께 같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만, 어려운 민생 해결을 위해 국회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리고, 국회에도 저희들이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예산안 관한 설명은 오늘 드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테고, 우리 정부에서도 예산안을 편성한 입장에서 언제든지 요청하시는 자료를 충분히, 충실하게 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표 의장은 "국회의장이 되고 나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 원내대표, 5부 요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처음"이라며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 문제 해결이라는 특단의 각오를 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오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는 본격적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며 "올해 예산심사 과정에선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고 피력했다.

이후 사전 환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비공개 환담에서 민생 문제와 관련해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담에는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자리했다.

5부 요인 중 한덕수 국무총리는 해외 순방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 관련 얘기를 대통령이 했고, 이재명 대표도 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현장 목소리를 많이 듣고 민생 대책을 마련하라는 얘기를 하셨다"고 전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사전환담을 마치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대통령에게 세 가지 당부를 했다"며 "먼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꼭 만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를 존중해달라고도 했다. 그간 대통령 거부권을 너무 많이 썼다. 이제는 더 이상의 거부권은 안 된다고 했다"며 "또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의 협치·소통의 장이 될 일상적 논의의 테이블을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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