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10.31 17:15

2~4인분 배달로 사려면 4만원 육박…5000원대 냉동피자·1만원 미만 1인용 피자 '급성장'

피자헛 매장 이미지. (사진제공=한국피자헛)
피자헛 매장 이미지. (사진제공=한국피자헛)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매출 부진으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피자헛이 ‘대표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 가운데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인구 구조 변화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4만원에 육박하는 피자 대신 작고 저렴한 냉동 피자와 1인 피자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31일 외식 업계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은 조윤상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조 대표는 10년 넘게 한국피자헛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를 역임해 피자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피자헛이 대표를 교체한 배경은 실적 때문이다.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영업손실 2억56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19년 62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20년 56억원, 2021년 4억4300만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02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적자에 시달리는 것은 피자헛만이 아니다. 국내 주요 피자 프랜차이즈인 파파존스,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등의 실적 또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파파존스는 지난해 전년보다 23.9% 감소한 47억99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7.6% 증가한 664억6590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91.3% 축소된 39억2300만원에 그쳤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청오디피케이의 매출은 전년보다 7.3%, 영업이익은 93% 줄었다.

피자 시장을 꽉 잡고 있었던 국내 주요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는 이유는 높은 가격과 피자 사이즈가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인구구조 변화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기존 피자 프랜차이즈들이 판매하는 2~4인분에 해당하는 피자의 수요가 줄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 2021년을 기준으로 국내 1인 가구는 전체가구의 33.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국내 주요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피자 가격을 잇따라 올리면서 배달로 피자 한판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4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오뚜기 ‘베이직 치즈피자’. (사진제공=오뚜기)
오뚜기 ‘베이직 치즈피자’. (사진제공=오뚜기)

반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냉동 피자와 크기를 줄인 1인 피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리서치기관 칸타에 따르면 지난해 3월을 기준으로 2년 전(966억원)보다 31.1% 성장한 126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베이직 치즈피자’ 2종을 출시하며 냉동피자 제품군 확대에 나선 오뚜기는 올해 냉동피자 누적판매량 1억1500만개를 돌파했다. 풀무원식품은 지난 8월 도우와 엣지 전체를 크로와상 베이스로 만든 ‘크로엣지 피자’ 2종을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신세계푸드도 지난 18일 5000원대의 저렴한 프리미엄 냉동피자 ‘올바르고 반듯한 팬피자’ 2종을 내놨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2019년 처음 선보인 냉동피자 매출이 4년 동안 210% 성장했다.

1인용 피자의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5800~9800원대의 저렴한 1인용 화덕 피자를 판매하는 고피자는 지난해 전년보다 33.2% 증가한 1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 45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107억원, 2021년 135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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