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1.02 09:31

정부, 김장철 먹거리 가격안정 주력…동절기 난방비 지원·에너지 절감 대책 시행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10월에도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째 3%대를 기록했다. 중동지역 불안 등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과 이상저온에 따른 농산물 가격 불안 등이 물가를 밀어올렸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1년 전에 비해 3.8% 올랐다. 전월 대비로도 0.3%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6.3%)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석유류 가격이 안정되면서 작년 12월 5.0%까지 둔화했던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5.2%)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공공요금 상승 영향으로 반등했으나 2월(4.8%)에는 10개월 만에 4%대로 하락했다.

4월(3.7%)에는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고 6월(2.7%) 2%대에 진입했다. 7월(2.3%)에는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으나 8월(3.4%)부터 재차 반등하는 모습이다.

10월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4.7%, 서비스는 3.0% 각각 상승했다.

우선 상품 중 농축수산물은 7.3% 올랐다. 석 달째 상승했다. 축산물(-0.1%)은 내렸으나 농산물(13.5%)이 대폭 오른 가운데 수산물(3.0%)도 다소 상승했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도 5.3% 올랐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1년 전에 비해 사과(72.4%), 쌀(19.1%), 토마토(22.8%), 귤(16.2%), 파(24.6%), 닭고기(13.2%), 상추(40.7%) 등은 올랐고 무(-36.2%), 국산쇠고기(-3.1%), 마늘(-12.5%), 배추(-5.1%), 감자(-5.4%), 굴(-6.6%), 전복(-6.7%) 등은 내렸다.

공업제품의 경우 석유류(-1.3%)가 내렸으나 가공식품(4.9%)이 오르면서 3.5% 상승했다. 석유류는 경유(-7.9%), 자동차용LPG(-11.8%), 등유(-9.8%) 등을 중심으로 내렸다. 전년동월 대비 석유류 가격은 지난 2월부터 지속 하락 중이다. 다만 전달에 비해서는 1.4% 상승했다.

이외에도 전기·가스·수도는 전기료(14.0%), 도시가스(5.6%), 상수도료(4.6%) 위주로 9.6% 올랐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는 보합세를 보였으나 공공서비스(2.2%), 개인서비스(4.1%)가 상승하면서 1년 전에 비해 3.0% 올랐다.

집세는 월세(0.8%)가 오르고 전세(-0.6%)가 내렸다. 공공서비스는 유치원납입금(-9.7%), 국제항공료(-4.0%) 등이 내렸으나 시내버스료(11.3%), 택시비(20.0%) 등이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4.8%)과 외식외(3.7%)가 전부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보험서비스료(12.9%), 공동주택관리비(5.4%), 구내식당식사비(6.1%), 피자(12.3%) 등은 오르고 승용차임차료(-18.6%), 국내단체여행비(-3.4%), 자동차보험료(-2.0%), 이러닝이용료(-11.7%) 등은 내렸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16.28로 1년 전보다 4.6% 상승했다. 7월(1.8%)에는 27개월 만에 1%대로 둔화했으나 8월(3.9%) 3%대로 반등한 뒤 9월부터 4%대를 기록 중이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도 3.9%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111.38로 3.6% 상승했다.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9.51로 3.2% 올랐다.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10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10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최근 국내 물가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저온 등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하락 속도가 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모든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즉시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체감도 높고 신속한 물가 대응을 위한 현장 중심의 물가 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며 "모든 부처가 상시적으로 현장에 나가 물가 애로사항을 파악해 현장에서부터 즉각 조치하고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체감도 높은 물가·민생 안정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김장철 먹거리 가격안정에 주력키로 했다. 할인 지원, 공급 확대 등을 총동원해 올해 김장 비용을 전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한다. 배추·무 등 14종 김장재료에 대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45억원을 투입해 할인을 대폭 확대하고 출하계약·비축 물량 1만톤을 집중 공급해 소비자가격을 최대 50~60%까지 인하할 방침이다.

중동 사태로 불확실성을 보이는 국제유가 대응에도 만전을 기한다. 추 부총리는 "다가오는 동절기를 대비해 '동절기 난방비 지원 및 에너지 절감 대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취약계층의 동절기 난방비 부담이 전년보다 늘지 않도록 두텁게 지원하겠다. 이번 동절기에도 에너지바우처와 가스요금 할인을 지난 동절기에 한시적으로 대폭 확대했던 수준을 유지해 추가 난방비 부담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취약계층이 빠짐없이 난방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우편‧문자 등을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 가스요금 할인 직권신청을 위한 법률 개정도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경로당 등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동절기 난방비 지원은 37만원에서 40만원으로 확대하고 어린이집도 가스요금 할인 대상 시설에 포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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