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1.02 18:13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글로벌 우수 신진 연구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글로벌 우수 신진 연구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국가 R&D 예산은 민간과 시장에서 연구 개발·투자를 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 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적으로 사용해 우리 미래의 성장과 번영을 다져가야 한다"며 "낭비 없이 제대로 연구하는 시스템만 갖춰지면 연구개발(R&D) 예산에 30조원이 아니라 100조원이라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글로벌 우수 신진 연구자와의 대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과학기술인들과 만난 윤 대통령은  R&D 예산 지출 원칙을 명확히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연구자들이 혁신적인 연구에 열정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며 "혁신적인 연구는 성공과 실패가 따로 없는 만큼 실패를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존 R&D 예산이 연구자 1인당 인건비처럼 수천만원씩 배분돼 온 것을 지적하며 "'더 이상 N분의 1로 나눠먹는 관행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기초 원천기술이나 당장 상용화가 어려운 최첨단 기술 연구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과감한 투자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내년도 R&D 예산 삭감에 대한 과학계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정부는 내년 R&D 예산안은 올해 대비 5조2000억원 줄어든 25조9000억원으로 편성해 지난 8월 국회에 지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개최된 '대덕 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 참석했다.

1973년 조성된 대덕특구는 현재 1만7000여몀의 박사급 인재들, 26개 출연연구기관, 2400여 개 기업, 7개 대학이 모여 매년 약 21조 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1978년 백곰 지대지 미사일 개발로 '자주 국방시대'를 열었으며 1989년 4M DRAM를 개발해 반도체 기술 강국의 초석을 쌓았다. 이어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에 성공해 무선통신 시대 선도하는가 하면, 2023년에는 누리호 실용위성 발사에 성공해  세계 7대 우주 강국 도약의 발판이 됐다.

윤 대통령은 선포식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고도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기술인의 땀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치하하며 "국가의 경쟁력은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세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탈바꿈해야 한다"면서 "대덕이 글로벌 연구 협력을 통해 혁신 클러스터의 국제적인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는 R&D 관련 예비타당성조사의 간소화, 연구시설 조달과 관련한 국가계약법 체계 개선, 유연한 예산 집행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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